14일 열린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산업은행의 문어발 영역확장,도덕적 해이,LG카드 처리의 관치금융 논란 등이 도마위에 올랐다. 여야의원들은 "산은은 국민경제를 선도할 전략산업에 산업자금을 제공하는 국책은행으로서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본래 기능에 충실하라" 임태희 한나라당 의원은 "산은이 증권업 자산운용 펀드판매 방카슈랑스 PB분야에까지 나서고 있는데 창립 50년만에 개발금융,정책금융을 포기하고 소매금융분야에 적극 뛰어드는 게 과연 국책은행으로서 바람직한 것이냐"고 추궁했다. 열린우리당 이상민 의원은 "산은의 자회사 숫자만 81개이며 자회사 중에는 부실기업도 많아 국민의 세금이 들어갈 수 있다"면서 문어발 확장을 중지하라고 주문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산은은 국민경제를 선도할 전략산업에 산업자금을 제공하는 국책은행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산은이 론스타와 합작으로 조세회피지역인 버뮤다에 부실기업처리펀드를 설립한 적이 있다"며 "국책은행이 외국 투기자본의 길잡이 노릇을 할 수 있느냐"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여야 의원들의 질타에 대해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는 "증권 자산운용으로의 영역확대는 소매금융 업무에 주력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종합금융서비스를 위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관계사들과 시너지효과를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산은의 도덕적 해이 의원들은 산은 직원들의 주식투자 사건을 비롯 징계 직원 증가,높은 임금인상률,'묻지마' 벤처투자로 인한 손실 등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임태희 의원은 "산은 직원들의 징계가 2002년 12명,2003년 16명,2004년 21명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면서 "국책은행인 산은 임직원들은 '공직자'라는 마음으로 일해야 한다"고 각성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은 "최근 3년간 산은은 직원임금을 매년 9.9∼13.8%까지 인상했다"면서 "이 기간 물가상승률이 2.7∼4.1%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산은의 임금인상률은 물가상승률보다 연평균 3.5배 정도 높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산은이 최근 3년간 흑자를 거뒀지만 영업이익은 지난 2002년부터 올 8월까지 32개월간 1조1천6백73억원의 적자를 기록,영업외수익으로 손실을 보전하고 있다"며 "과연 산은의 임금인상률과 임원들의 급여 등이 적절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LG카드 추가지원 불가피 유 총재는 LG카드의 경영상황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LG카드는 올해 1조2천억∼1조3천억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LG카드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1조5천억원 상당의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또 "자본확충은 산은 혼자의 지원이 아니라 (채권단이) 같이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LG카드 처리방식이 관치금융의 전형이라는 지적에 대해 유 총재는 "LG카드를 방치했을 때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 개입하게 됐다"며 "주관은행을 맡은 것은 은행권에서 산업은행만이 카드영업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고 정부의 요청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진모·박해영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