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 섭섭합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용권이를응원해주세요." '헤라클레스' 김태현(35.광주체육회)이 제85회 전국체전 역도에서 마침내 2인자로 밀려나며 16년간 내달려온 무적 행진을 마감했다. 김태현은 13일 청주 신흥고체육관에서 벌어진 역도 남자일반부 105㎏이상급 경기에서 후배인 안용권(22.한체대)에 밀려 은,동메달을 하나씩 차지하면서 지난해까지 이뤄온 우승기록을 더이상 잇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전국체전에서 16번이나 우승하면서 45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고 11번이나 3관왕을 차지하는 등 `전국체전의 사나이'로 불려온 그였지만 세월의 무게를견디기에는 힘에 겨웠다. 특히 지난해 건설회사 업무를 시작하면서 사실상 바벨을 놓은 그는 지병인 당뇨때문에 체중을 불리기도 어려워 전성기에 비하면 경기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라 애당초 무리한 도전이라는 주변의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김태현은 이날 용상에서 비록 자신의 기록(260㎏)에는 미치지 못하지만225㎏을 들어올려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합계에서도 3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보다 몸무게가 5㎏줄어 126㎏을 유지한 채 경기한 김태현은 "86년부터참가해 20년 가까이 전국체전과 인연의 끈을 맺어왔다. 훌륭한 후배들이 많이 나와세계로 뻗어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이번 전국체전이 마지막 경기가 될 지 모른다"는 그는 "생각은 있지만 은퇴시기를 아직 정하지 않았다. 소속팀과 상의한 후 은퇴 경기를 가진 후에 무대를 떠나고 싶다"고 밝혔다. 김태현은 "이번 체전을 대비해 두 달 간 훈련하면서 `여기까지가 나의 한계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가졌다"며 "이번 대회에 마음을 비우고 참가했다"고 덧붙였다. 김태현이 마지막으로 꿈꾸는 것은 지도자의 길. 그는 "사업을 어느 정도 키운 후 아직 시점을 밝힐 수는 없지만 지도자의 길을걸으며 내가 쌓은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모두 전수하고 싶다"고 밝혔다. (청주=연합뉴스) 체전취재반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