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연일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1일 런던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가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50달러선을 돌파했다. 브렌트유 11월물은 이날 장초반 배럴당 전일 대비 78센트 오른 50.50달러까지 치솟았다. 브렌트유가 50달러를 돌파하기는 지난 88년 원유선물 거래가 시작된 지 16년 만에 처음이다. 브렌트유는 올 초에 비해 무려 20달러 급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11월물도 장 초반 배럴당 53.65달러를 기록,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석유 전문가들은 "중국의 엄청난 석유 수요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허리케인 아이반의 여파에 따른 미국 멕시코만 일대의 원유생산 차질,나이지리아 석유노동자 파업 등으로 수급불안이 가중돼 유가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석유 소비가 많은 북반구에 겨울철이 다가오고 있는 것도 유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국제유가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산유국들도 '구두 시장개입'을 강화하고 있다. OPEC 산유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3개국 석유장관들은 지난 주말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석유전시회 및 컨퍼런스'(AIDPEC 2004)에 참석,일제히 공급확대를 약속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 나이미 석유장관은 "하루 1백50만∼2백만배럴의 예비 생산 능력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셰이크 아흐마드 알 파드 알 사바 쿠웨이트 석유장관도 "북부지역 석유생산 시설에 대한 업그레이드 작업이 끝나면 하루 20만배럴 늘어난 2백70만배럴로 산유량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