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준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실제 학교간 격차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국의 모든 학교가 똑같은 기준으로 내신을 산출하고 있어 특목고와 명문고 등 학생들의 학력이 높은 학교는 상당한 역차별을 받고 있었다. KDI에서 최근 발간한 논문집 '자율과 책무의 학교개혁,평준화 논의를 넘어서'에 게재된 김성인 교수 자료에 따르면 전국 1천8백47개교 중 재학생 전원이 수능성적으로 전국 상위 10% 이내에 들고 있는 고등학교가 3개교나 된다. 반면 재학생 중 단 한 명도 10%에 들지 못 하는 학교도 8백23곳에 달해 학교간의 학력차가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비슷한 학력을 가진 고등학교들이 내신 최우수 배점인 '수'를 주는 비율은 최고 61%까지 차이가 난다. 학교의 실력차를 내신이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자 선의의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수학능력시험이 상위 3% 이내임에도 내신성적이 좋지 못해 올해 입시에서 낙방,재수를 준비하는 사례도 있다. D외고의 한 졸업생은 "외고 동기들이나 서울 강남지역 고교를 나온 학생들 중 수능성적이 높지만 내신 때문에 대학입시에 실패한 친구들이 많다"며 "이번 수시1학기 모집에서 대학들이 고교등급제를 적용했다고 하더라도 특목고나 서울 강남지역 명문고 학생들이 본 손해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