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감도 '제버릇 남주나...'..의원들 막말ㆍ고자세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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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장에서 의원들의 고압적인 질문자세와 이에 응하는 각 부처 및 산하기관 관계자,증인들의 불성실한 답변 태도에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의원과 피감자 모두 국감의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압적 질문=지난 7일 정보통신부 국감에서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은 자신의 질의 내용을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정통부가 배포하자 "해명자료를 배포한 사람이 누구야.장관이 시켰어"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6일 한국가스공사 국감장에서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은 마이크 고장으로 굉음이 나오자 "너희들 이래도 되는 거야,사장 너 죽을래"라고 소리쳤다.
같은 날 서울시 국감에서 열린우리당 홍미영 의원은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대권을 꿈꾸는 시장에게 정치적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5일 한국관광공사 국감에서는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사장을 제외한 임직원들을 3분여 동안 기립토록 한 채 "국감에 나와 제대로 자신있게 답변하는 게 하나도 없다"고 꾸짖었다.
◆불성실 답변=7일 환경노동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은 노조탄압 여부를 묻는 질문이 계속되자 "여기가 깡패집단입니까.
왜 그렇게 사람 주눅들게 합니까"라고 반발했다.
5일 국가비상기획위원회 국감에서 김희상 위원장은 대 테러대책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핵폭탄이 터져도 (테러 대응은) 국무회의에서 결정한다"고 답변해 의원들로부터 면박을 당했다.
4일 국무조정실 국감에서는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이 총리비서실 비서관 인사가 잘못됐다고 지적하자 이기우 총리 비서실장은 "유 의원님이 총리가 아니지 않느냐.임용권자는 총리인데 잘못된 인사라고 단정하지 말아달라"고 맞받았다.
한나라당 이성권 의원은 "장·차관들이 남의 일처럼 무성의하게 답변하기 일쑤고 요청한 자료에 대해서는 언론보도 내용보다도 부실한 답변을 보내오는가 하면 외교부의 경우 일부 직원이 국감장에서 휴대폰 통화까지 하고 있다"며 공무원들의 피감자세를 비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