沈正弼 < 미시시피주립대 교수ㆍ경영정보학 > 천고마비 계절인 9월 한달을 한국에서 학술연구 및 초청강의차 여러 도시를 다니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접할 수 있었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특히 대학교·언론기관·기업체·관공서,그리고 자영업을 하는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 얘기도 나누고,그들의 고충도 들었다. 그들이 보수든지,진보든지간에 나라 앞날을 걱정하면서 나름대로 논리를 전개하던 모습을 생각하면 우리 국민은 정말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자임이 분명했다. "정말 손님이 없어서 힘들어 죽겠어요!" 외치는 택시운전사,"중산층이 없고,많은 사람들이 어느 때보다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어요"라고 어느 대학교수의 국가에 대한 걱정,"취직하기가 너무 힘들어요"라고 말하는 대학생들,"정신 못차리고 데모하는 노조들 큰일입니다" 어느 의사의 시국관,"정부 하는 일 잘못하는 것도 있지만,투명성 내세우며 나쁜 관행 없애는 일 정말 잘하는 일이죠"라고 논리를 전개하는 어느 젊은 청년.그들은 분명 나라를 걱정하는 애국자들임에는 틀림없다. 이러한 애국자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한국이 이만한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한다. '빨리빨리'라는 한국인 정서에 맞게,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한국인들의 인터넷 사용과 그 파급효과,세계에서 휴대폰 이용의 선두주자,반도체와 조선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에서도 앞서가고 있음은 정녕 우리 국민의 끈기와 교육열,그리고 기업인들의 세계시장에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비록 외국의 원천기술에 의존한다고 하지만,휴대폰의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의 창시자인 퀄컴사의 어윈 제이콥스 회장이 얼마 전 미국의 무선통신기술학회에서 필자에게 한 "천연자원이 부족한 한국에서,세계의 휴대폰 제조 및 이용면에서 CDMA 휴대폰의 선두주자국의 신화를 이룩했다"는 이야기는 정말 자랑스럽기만 했다. 이러한 자랑스럽고,세계적으로 앞서가는 기업들의 기업가 정신과는 별도로 많은 사람들이 신랄하게 지적하는 것은 한국정치의 후진성이다. 적자생존이란 세계의 흐름과 조류에 역행하면서 과거사에 얽매여 목청을 높이고,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정치인들이 국가경제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한숨과 한탄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각국마다 자국의 발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현실을 생각하면,왜 우리 한국정치는 이꼴인가 생각을 하게 한다. 민생경제가 살아야 하고,국민이 자부심을 가지며,국력이 강하기 위해 우리는 선진 외국과 전략적 제휴와 동맹을 어느 때보다 굳건히 해야 한다. 우리는 남미와 필리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하며,지혜를 모아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후손들에게 무엇을 물려줘야 할는지를 말이다. 한국의 현실은 난국에 직면하기에,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몇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먼저 실속있는 국민이 돼야 한다. 세계조류에 역행하지 말고,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고,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특히 경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와 정치인·기업인,그리고 지도층 사람들은 모두 경제회생에 노력해야 한다.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하게 철폐 내지 간소화하는 등 기업경쟁력을 높여주면서 기업가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아울러 비생산적인 소모전을 중단해야 한다. 과거사를 규명하는 대신 미래사를 위해 국민모두가 단합해야 한다. 여기엔 보·혁이 따로 없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하고,개혁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현실을 직시하고 개혁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치인·고급공무원,그리고 요직에 있는 각 기관장들은 자기의 명성이나 '성'을 쌓기 위한 노력보다도 '성'을 이루는 모래알의 역할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지금의 어려움에 대처해 나가야 한다. 그렇게만 한다면 한국의 정치도 일부 정보기술산업처럼 선진국에 진입해 있을 것이다.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슬기로운 우리 한민족은 지혜를 모아 이 난국을 대처해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