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증권 등 금융권에 대규모 감원바람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전체 직원의 18%인 9백80여명을 감축하기로 결정한 외환은행의 인력 구조조정이 조만간 다른 시중은행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행장 교체가 임박한 국민은행,다음달 통합을 앞두고 있는 한미·씨티은행,신한은행과의 통합을 준비 중인 조흥은행 등도 인력감축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계약직 9천명을 포함,2만8천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은행은 새로운 행장 취임 이후 대대적인 인력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김정태 행장이 합병 이후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만큼 차기 행장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인력 구조조정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인력은 지난 2001년 말 합병 이후 지금까지 큰 변동이 없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국민은행의 감사결과에서 본부 인력이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미·씨티은행과 조흥은행도 겉으로는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통합을 앞두고 비용절감,시너지효과 등을 위해서는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금융계는 관측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은행원(정규직) 수가 30% 이상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이 추가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것은 임금수준이 높은 과장급 이상 간부직원이 과도하게 늘어나 구조조정의 효과가 반감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의 간부직원 비중은 외환위기 전 30∼40%였으나 작년말 현재 50∼60%로 늘어났다. 대규모 M&A(인수합병) 바람이 불고 있고,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증권업계도 인력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우리금융지주가 인수한 LG투자증권이 우리증권과의 합병을 서두르고 있는 데다 동원금융지주(동원증권)의 한투증권 인수,하나은행의 대투증권 인수등도 조만간 최종 타결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은행 증권의 노조가 강제적인 인력감축에 반발하고 있어 연말과 내년 초를 기해 금융계는 인력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한바탕 홍역을 치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