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가장한 e메일 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BBC뉴스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그럴듯한 기관의 이름으로 발송되는 이런 메일들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나 존 케리 민주당 후보중 지지하는 후보를 택해 900번으로 시작되는 기부금 전용 전화번호를 돌리도록 주문하는 것. 사기꾼들은 한통에 1달러99센트가 빠져나가는 이런 전화 한통이 "보다 나은 민주주의를 위한 작은 대가"라고 선전하고 있다. e메일 감시회사인 블랙스파이더사에따르면 하루 24만통 정도 이런 메일이 쏟아진다. 인터넷 사기꾼들은 과거에도 9.11테러, 또는 러시아 베슬란 학교인질극 사태 직후 이런 비극을 이용해 돈을 뜯어냈다. 이런 메일들은 lycos.com 주소로부터 들어오고 조사 위촉기관까지도 명시하기때문에 합법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블랙스파이더사는 조사 결과 일부 메일이 체코의한 서버로부터 들어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블랙스파이더사의 존 체니대표는 "문제는 이런 메일의 불법성 여부"라면서 영국에서는 불법이지만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즉 영국에서는 개인의 e메일로 원치 않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금지돼 있지만 미국에서는 이런 종류의 메일을 받고 안 받고는 개인이 선택할 문제라는 것. 이런 사기성 메일은 철자도 완벽하고 내용 역시 정상적인 메시지와 다르지 않기때문에 스팸메일 선별장치로도 잘 걸러지지 않는다. 사용자의 돈을 뜯어가는 이같은 신종 사기는 스팸메일의 변천사를 말해주기도하는데 과거 스팸은 주로 포르노물이었지만 요즘엔 금융사기와 가짜 약품, 가짜 소프트웨어가 판치는 암시장이 되고 있다. `피싱'(phishing)으로 알려진 한 e메일 사기는 사용자들을 속여 그들의 은행관련 개인정보를 빼아내고 있으며 `419'란 이름의 사기수법은 권좌에서 쫓겨난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은닉 재산을 차지할 수 있다며 사용자들의 지갑을 노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