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28일 이라크에 실질적인 대량살상무기가 있다고 오판하는 실수를 했지만 사담 후세인을 축출한 사실에대해서는 "절대로 사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블레어 총리는 런던 남동부 해변 휴양도시 브라이턴에서 열리고 있는 노동당 연례 전당대회에 참석한 당원 대표들에게 연설을 통해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정보가잘못됐다는 점에 대해 사과할 수는 있지만 사담을 제거한 것에 대해서는 절대로 사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담이 권좌에 있지 않고 감옥에 있음으로써 더 나은 세상이 됐다"고 강조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당원들이 3기 연임을 의미하는 "4년 더"라는 구호를 외치는가운데 박수 갈채를 받으며 연단에 올랐으나 반전 및 여우사냥 금지 반대 시위대원들의 야유로 연설이 두 차례 중단되기도 했다. 블레어 총리는 시위대원들이 행사장 안에서 제압돼 바깥으로 끌려나가는 가운데"당신의 주장을 펴는 것은 자유"라면서 "민주사회에 살고 있다는 점에 대해 신에게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은 이라크 전쟁 참전으로 초래된 노동당의 내부 분열을 극복하고 단합을 촉구하는 내용에 초점이 맞춰졌다. 블레어 총리는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여러분이 가진 다른 의견이 있음을 인정한다"면서 "하지만 견해차가 무엇이든 우리는 단결해야 하며 이라크 사태가 완전히해결될 때까지 이라크 국민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라크 사태를 해결해 나가면서 ▲직업훈련 강화 ▲주택구입 지원 ▲공립학교 개선 ▲재단병원 설립 허용 ▲초고속통신망 확대공급 등 내정 개혁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노동당 전당대회 행사장 바깥에는 약 8천여 명의 여우사냥 반대 시위대들이 집결해 여우사냥 금지법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요란한 시위를 벌였다. 사냥개를 끌고 나온 시위대들은 나팔을 불며 행진을 벌였으며 일부 여성 시위대들은 상의를 모두 벗어 던지고 가슴을 드러낸 채 가두행진을 벌인 뒤 차가운 가을바다로 뛰어드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목격자들은 시위대원들이 죽은 송아지와 말을 노동당 전당대회 행사장 안으로끌고 들어가려 했으며 이 과정에서 2명이 체포됐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 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