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제조 기술(Knowhow)을 보유한 나라가 40개국 이상이라고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20일 밝혔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이날 빈에서 열린 IAEA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각국의 자발적정보제공에 많이 의존했던 국제적인 핵 감시 활동을 더욱 강화할 때가 됐다며 그같이 말했다. 그는 "핵무장을 공식 선언한 나라들 말고도 현재 40개국 이상이 핵무기 생산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일부 견해가 있다"며 그럼에도 IAEA의 핵통제 활동은 "변덕이심한" 핵무기 보유 추정국가들의 호의(好意)에만 주로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리비아와 이란에 핵 관련 물질을 제공한 국제 암(暗) 시장의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손쉽게 핵 물질을 유통시키는 다국적 암 시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은현재의 핵 수출 관련 통제체제가 부실함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IAEA 사무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리비아가 지난해 비밀리에 추진해 온 핵무기 프로그램을 공개한 뒤 폐기를 선언한 데 이어 북한이 핵무기 계획 재개를 협박하고,이란의 핵의혹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 주목된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이어 이란 핵 문제와 관련,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 여지가 있는 모든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오는 11월25일까지 중단할 것을 촉구한 지난 18일의 IAEA 이사회 결의안 이행을 요구했다. 유럽연합(EU) 및 러시아도 이날 이란측의 IAEA 결의안 이행을 촉구했다. 특히 러시아 정부는 외무부 성명을 통해 "IAEA 결의안은 협력으로 미해결 쟁점을 적절히 해결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모든 농축작업에 대한 유예를 지속할 것을 이란 정부에 호소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알리 유네시 이란 정보장관은 이날 국영TV와의 회견에서 "IAEA의 책임범위를 벗어난 내용을 담은 불법적인 결의안을 무시하겠다"면서 "그동안 자발적으로우라늄 농축활동을 중단했었지만 언제라도 농축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날 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핵 문제를 언급하면서 "핵 비확산에 계속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열린 이사회와 달리 137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IAEA 총회는 각국의 핵 문제와 관련해 핵활동 포기 등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하거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여부를 논할 수는 없지만 사무국을 통해 핵 관련 의제를 이사회 논의에 부칠 수있도록 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빈 AP=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