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1000 시대 열자] 제3부 : 미국 중학생부터 투자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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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빠르면 중학생 때부터 투자동아리를 만들고,고등학생이 되면 펀드를 직접 운용해 봅니다. 주식투자에 관한 한 미국학생들이 한국보다 최소 5년 먼저 눈을 뜨는 셈이죠."
미국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국내 대형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애널리스트로 활약 중인 한 증권맨의 지적이다.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워싱턴DC에서 학교를 다녔다는 그는 고등학교 입학 후 받은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했다.
"옆자리 친구가 1만달러 남짓한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더군요. 처음엔 단순히 돈의 액수에 놀랐지만,나중에는 그런 식으로 펀드를 운용하거나 투자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이 한둘이 아니란 사실에 더욱 놀랐죠."
미국에선 투자 교육이 가정에서부터 시작돼 학교에서 완성된다고 한다.
삼성생명의 P대리는 "부모들이 자녀에게 잔디깎기 등을 시킨 뒤 용돈을 주는 것도 한국과 다르지만,용돈의 사후 관리에서는 더 큰 차이를 보인다"고 전했다.
그날 받은 돈을 다 써버린 경우와 일부를 투자한 경우를 비교해가며 부모가 아이들과 토론을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적극적인 부모는 자녀가 친구들과 함께 조그만 장사를 하거나 펀드를 만들도록 유도한다"며 "수익이 나건 손실이 나건 자녀가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토록 하는 게 그 목적"이라고 말했다.
학교는 보다 체계적으로 투자교육을 시킨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매달 종목을 정해 분석하도록 교육을 하는가 하면 학부모들에게 자녀 이름으로 펀드에 가입토록 조언하는 학교가 많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한 사립 고등학교 교사는 "직접투자가 고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지만 매우 위험한 반면 간접투자는 수익률이 낮지만 비교적 안정적이란 점을 투자교육을 통해 느끼도록 한다"고 전했다.
노동의 대가로 얻은 돈에 대한 개념과 노후를 위한 투자의 필요성을 깨닫는 시기나 수준이 한국보다 빠르고 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