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 '해외 매각'이 새로운 테마를 형성하고 있다. '해외 업체가 인수를 추진 중'이란 소식은 관련주 주가를 크게 밀어 올리는 재료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주도주나 모멘텀이 없어 '해외 매각'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다"면서 "업체 속사정에 밝지 않으면 무산 때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멀티캡과 모아텍 등은 '해외 매각'을 재료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코스닥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현대멀티캡은 거래일수 기준으로 최근 4일 연속 상한가다. 해외 업체가 인수를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재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지난 15일 미국 AP핸더슨그룹과 피인수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AP핸더슨은 현대멀티캡이 갖고 있는 아시아지역 영업망에 주목,회사를 인수해 동북아시아지역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아텍도 지난 17일 조회공시에 대한 답변을 통해 외국업체가 인수를 제안해 이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모아텍은 시가총액 65위로 스테핑 모터 부문 세계1위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업체로 꼽힌다. 주가는 피인수설이 나오면서 급등해 최근 3일간 13.6%나 올랐다. 회사측은 "홍콩 소재 모터부문 업체가 매입 의사를 전해왔다"며 "시너지 효과 등을 검토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가텔레콤도 '해외 매각'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기가텔레콤은 최근 "미국 업체에서 사업부분 일부를 사들이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외에도 해외 매각설이 흘러 나오는 코스닥기업들이 부쩍 늘고 있다. 미국 사이먼코퍼레이션은 그로웰텔레콤 인수여부를 검토 중이며 디스플레이 업체인 현대이미지퀘스트도 중국 등 해외 관련업체들로부터 인수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는 코스닥기업이 유사한 해외업체에 매각되면 상당한 메리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멘스에 매각된 네트워크장비 업체 다산네트웍스다. 지난 5월 매각 작업이 마무리된 이후 주가고공 행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수출 등 해외 실적도 개선되는 추세다. 해외매각 마무리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 해당 기업 내부사정에 밝아야 재료 변화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7월 미국 KSR가 인수를 철회하겠다고 밝힌 트루윈테크놀로지와 사이맥스로부터의 투자유치에 실패한 우주통신 등은 해외매각 실패 후 주가 내리막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