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이사회가 오는 20일 임시 이사회를 소집,김정태 행장 후임 후보 선정을 위한 행장후보추천위원회 재구성 방안과 활동 공개여부를 논의하기로 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이사회에서 행추위 구성 방안이 원만하게 합의가 되면 국민은행의 차기 행장후보 선정 작업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사들간의 이견으로 결론을 내리지못하면 일정이 지체되면서 경영 공백까지 우려된다. 국민은행은 후임 행장 선출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다음달 29일에 개최할 예정이고 주총 2주전에는 주주들에게 소집통보를 해야 하기 때문에 행추위는 늦어도 다음달 14일까지 후임 행장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 ◆ 행추위 재구성 논의 배경 금융계에서는 국민은행 이사회의 행추위 재구성 논의 배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올해초에 구성된 기존의 행추위는 김 행장의 연임을 전제로 후임 행장을찾는다는 구도였지만 김 행장이 연임을 포기함에 따라 행추위도 새로 구성해야 할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은행의 한 사외이사도 "외국인 사외이사들이 행추위 참여 의사와 함께 행추위 구성과 운영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이사회 소집 배경을 설명했다. 또 현재의 행추위원들 중 친정부 인사들이 포함돼 있어 정부의 입김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기 위해 행추위의 새로운 구성을 시도한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국민은행 이사회와 행추위에는 김 행장의 경영 철학에 동조하는 인사들과정부쪽 시각을 가진 인사들이 혼재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행추위 멤버 중에서 차기 국민은행장 자리를 노리는 인사가 행추위에서 빠져 빈 자리가 생겼다거나 김 행장이 자신의 후임 후보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은행 외부에서 차기 국민은행장 선출 과정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설도 있다. ◆ 재구성 방안..확대냐 교체냐 행추위의 재구성 방안으로는 기존 7명(주주대표 1명, 사외이사 6명) 체제를 유지하면서 구성원만 바꾸는 방안과 기존 멤버는 그대로 두고 숫자를 늘리는 방안이함께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두 가지 방안 모두 문제가 있다. 기존 위원을 교체할 경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인사가 있으면 적정 기준에 따라 다른 인사를 추가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교체 대상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행추위 위원이 아닌 나머지 5명의 사외이사까지 포함시켜 행추위 멤버를 12명으로 늘리면 의사 결정에 시간이 걸리고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 ◆ 파행시 행장 선출 일정 차질 행추위 재구성에 대한 갖가지 문제점 때문에 사외이사들 중에서는 이번 이사회소집에 불만을 표시하는 인사들도 있어 이사회가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할 가능성도있다. 한 사외이사는 "이사회에서 정확한 배경 등에 대한 설명을 들어봐야겠지만 행추위가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다시 구성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다른 사외이사는 "이미 게임이 시작된 상태에서 게임의 룰을 바꾼다는 것은 특정한 의도를 갖지 않고서는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며 행추위 재구성 배경에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이사회에서 행추위 구성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국민은행의 차기 행장 후보 선정 작업은 지연될 수 밖에 없고 후임 행장 선출을 위한 임시주총까지 연기되면 다음달말 김 행장의 퇴임 이후 경영 공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