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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달을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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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은 고요하고 끝없는 지평선이 펼쳐지고 있습니다.이 고요한 땅에 꿈과 낭만을 심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당신 앞에 왔습니다. 에이커당 가격은 불과 20달러.서두르십시오." 이것은 지구상의 토지 판매광고가 아니다. 달의 부동산을 파는 분양광고다. 광고의 주인공은 미국인 데니스 호프.그는 지난 1980년 네바다 주법원으로부터 달의 소유권을 인정받아 지금은 로스앤젤레스에 '루나 엠버시(달 대사관)'라는 회사를 차려 놓고 땅을 판매하고 있는 사람이다. 국가와 기관은 달의 소유권을 가질 수 없다는 유엔 우주협약의 맹점을 이용한 것이다. '달 장사'에 나선 그는 지금까지 80여개국 2백50여만명에게 달을 분할해 팔았는데 이 장사로 벌어들인 돈이 6백만달러를 넘는다고 한다. 장난같아 보이는 사업이라고 하기에는 소유주들의 면면이 그야말로 화려하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포함 영화배우 톰 크루즈와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인사들이 수두룩하다. 개인뿐 아니라 기업들도 땅을 사들여 굴지의 슈퍼마켓 체인 '세이프웨이'는 2만에이커를 사들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달의 토지를 판매하는 사업이 시작됐다는 소식이다. 한 대학생이 루나 엠버시로부터 국내 판매권을 따내 에이커당(1천2백24평) 3만원에 팔고 있는데,벌써 1백명 정도가 땅 위치가 표시된 토지소유증명서와 시민권을 받았다고 한다. 대동강 물을 팔아 먹은 봉이 김선달 같은 얘기가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달이 주는 이미지는 우리에게 각별해 더욱 흥미를 끄는 것 같다.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고 달나라에는 금방아를 찧는 토끼가 살고 있다고 믿었으며 연인들은 달과 별을 따다 주겠다며 사랑의 맹세를 했다. 보름달이 휘영청 밝아오면 소원을 빌었다. 일부에서는 달의 부동산분양에 대해 사기가 아니냐는 논란이 있긴 하다. 그러나 소유권자가 재산권을 주장하지 않고 소액으로 꿈과 낭만을 팔고 있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한다. 올해는 8월 대보름날의 달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을 것 같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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