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고 사회복지시설에 수용돼 있던 40대 정신지체장애인이 흉기난동을 부려 고령의 노인수용자등 5명이 숨지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 참사가 빚어진 시설은 시설규모등이 관련법규 요건에 미달된 `조건부 미신고'시설로 보건당국의 지원이나 관리 감독이 이뤄지지 않는 `안전사각지대'였다. 용의자는 범행후 달아났다 4시간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 난동순간 13일 오후 2시께 충남 예산군 봉산면 옥전리 사회복지시설 `성락원'에서 수용자천모(47.정신지체 1급)씨가 둔기를 들고 난동을 부려 한고례(100.여)씨 등 수용자 5명이 숨지고 유기순(73.여)씨 등 5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망자 5명은 예산 중앙병원에 안치됐으며 부상자 가운데 3명은 중앙병원, 나머지 2명은 홍성의료원과 순천향대 천안병원으로 후송됐다. 성락원 원장 신모(42)씨는 경찰에서 "당진 행담도에 있는 동생이 세탁기와 냉장고를 주겠다고 해 수용자 3명과 함께 내려가 물품을 싣고온 뒤 이를 배치할 창고 열쇠를 가지러 간 동안 비명이 들려 창고에 20분 동안 숨어있다 나와보니 수용자들이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며 "천씨는 당진에 같이 내려가지 않았으며 숨어있어서흉기를 휘두르는 모습도 보지못했다"고 말했다. ◇ 참사현장 성락원 막사와 관리동 입구 등에는 핏자국이 선명해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성락원 마당에 있던 프레지오 승합차 1대와 1t 봉고 화물차 1대는 유리창이 모두 깨지고 차체가 대부분 찌그러질 정도로 부서져 있어 천씨가 마구 내리쳤음을 짐작케 했다. 대부분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는 거동조차 어려운 노인들인 사상자 가운데 5명(4명 사망)은 수용자 숙소 108호실에서 발견됐으며 원장 숙소와 수용자 숙소 사이에서2명(1명 사망), 원장 숙소 앞 마당에서 2명, 수용자 숙소 복도에서 1명이 각각 발견됐다. ◇ 용의자 도주및 검거 천씨는 당시 원장 신씨가 트럭에 실려있던 세탁기와 냉장고를 배치할 공간을 찾으러 창고에 간 사이 둔기로 난동을 부린 뒤 인근 옥전저수지 쪽으로 달아났다. 경찰은 천씨와 함께 달아났던 송모(46)씨를 옥전저수지 부근에서 붙잡았으나 조사결과 난동과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특공대와 전경 등 450여명을 저수지 부근에 투입, 수색작업을 벌이던 중오후 5시50분께 사건현장으로부터 700여m 떨어진 야산 숲속에 숨어있던 천씨를 별저항을 받지않고 붙잡았다. 경찰은 천씨를 예산경찰서로 연행, 정확한 범행동기 등을 조사중이다. 경찰은 천씨의 정신감정상태를 의뢰할 방침이며 감정결과에 따라 살인혐의 적용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천씨는 지난해 10월 3일 여동생이 정신질환으로 입소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성락원 성락원은 2002년 8월 노인복지시설로 신고됐으나 시설 규모와 직원 수가 노인복지법 규정에 미달돼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고 내년 7월까지 시설 등을 보완해 신고토록 한 `조건부 미신고' 시설이다. 조건부 미신고 시설은 시설 보완 등 조건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폐쇄조치되는시설로 사실상 미신고 시설과 다름없으며 이에 따라 보건당국의 지원이나 관리, 감독은 이뤄지지 않고있다. 성락원이 설립된 것은 2000년 신씨가 자신의 고향에 조립식 건물을 짓고 노인등을 입소시켜 함께 생활하면서 부터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1천160여㎡의 부지에 컨테이너 1채, 막사 1채, 슬라브식 관리동으로 구성돼있다. 원장 신씨 부부와 직원 2명이 성락원을 관리해왔다. 남자 5명과 여자 12명이 수용돼 있었으며 입소자들로부터 월 30만원의 이용료를받아왔다. 충남지역에는 성락원과 같은 조건부 미신고 사회복지시설이 51곳에 이른다. ◇ 사상자 명단 △사망자 ▲한고례 ▲김민섭(50) ▲최기효(58) ▲이정인(74.여) ▲김동분(83.여.이상 중앙의료원) △부상자 ▲유기순(73.여.중앙의료원) ▲김필연(82.여.순천향대병원) ▲이진억(44.중앙의료원) ▲박매환(70.여.홍성의료원) ▲송근재(73.여.홍성의료원) (예산=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cob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