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만든 스태프들과 사랑하는 가족과 제가 살아온 인생에 감사드립니다." 김기덕 감독에게 올해 두 번째 3대 영화제 감독상의 영광을 안겨준 제61회 베니스영화제의 폐막식이 11일 오후 6시 30분(현지시각)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광장에위치한 '그란 테아트로 라 페니체'에서 열렸다. 김 감독은 트레이드 마크인 야구모자를 쓰고 검정색 반정장 차림으로 시상식장으로 향하는 레드 카펫을 밟았으며 '하류인생'으로 함께 경쟁했던 임권택 감독도 조승우·김민선 등 배우들과 함께 시상식에 참석했다. "김기덕, '빈 집'"이라는 사회자의 호명을 듣고 김기덕 감독이 향한 곳은 시상대가 아닌 반대편 객석. 김기덕은 객석에 앉아 있던 임권택 감독에게 악수를 청하고공손하게 인사를 하며 존경의 뜻을 표했다. 이어 시상대에 오른 김기덕 감독은 "제가 지금 가서 인사를 드린 분이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존경받고 가장 오랫동안 영화를 만드신 분입니다"라고 소개를 했고모든 관객은 일어서서 인사를 하는 임 감독에게 긴 박수를 보냈다. 수상 후 마이크를 잡은 김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든 스태프들과 사랑하는 가족과제가 살아온 인생에 감사를 드립니다"라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한편 김 감독은 '빈 집'의 주인공처럼 눈과 눈썹을 그린 손바닥을 관객에게 내보였다. 영화 속 주인공 태석은 남들의 눈에 띄지 않고 같은 공간에 있기 위해 '유령연습'을 한다. 손바닥에 눈을 그리고 앞과 좌우로 팔을 펴는 모습은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유령 연습의 한 장면이다. 이어 김 감독은 "이 손바닥의 의미는 영화를 보신 분들만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팔을 폈고 관객은 환호와 함께 박수를 보냈다. (베네치아=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