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예고해온 "관료인사개혁" 막이 올랐다. "김근태식 인사"의 핵심은 공무원 사회에 공고히 구축된 서열 중시 관행을 파괴하는 것으로 김장관이 취임이후 수차례 예고해온 공직사회혁신방안이 구체적인 첫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복지부는 12일 부내 과장 5명에 대해 직위공모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직제변경으로 신설되는 사회복지총괄과장,의약품정책과장,식품정책과장과 공석으로 남게 될 암관리과장,구강정책과장 등이다. 공모 신청자격은 복지부 본부와 소속기관 등의 4급 이상 공무원 1백10명이 해당되며 15일까지 응모하면 된다. 의약품정책과장의 경우 외청인 식품의약품안전청 직원들도 공모할 수 있도록 허용,복지부와 식약청간 업무 협조체제를 한층 끌어올리기로 했다. 신임 과장은 직무수행계획서 검토와 면접시험을 거쳐 선발한다. 이 과정에는 중앙인사위원회가 추천하는 인사전문가와 보건복지 전문가,인력스카우트업체(헤드 헌터) 등 내·외부 심사위원들이 참여한다. 일각에선 현 정부에서 김 장관의 정치적인 위상을 고려할 때 '복지부의 신(新) 인사제도'가 정부 각 부처로 파급될 개연성을 높게 내다보고 있다. 김 장관은 지난달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공무원 자질 향상을 위한 재교육과 충원구조 쇄신,경쟁체제 도입 방안 등이 정부 내에서 집중 논의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복지부 인사가 현정부 공무원 인사혁신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노무현 대통령,이해찬 국무총리 등과 몇 차례 논의했다"고 말해 현 정권 핵심부에서 공무원 사회 개혁방안을 놓고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었다. 이날 김 장관은 "(관료사회에)경쟁체제를 내부에 도입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면서 "종신고용,직업공무원제도 만으로는 사후적으로 능력있는 사람들을 하향 평준화하는 결과를 낳고 있지 않느냐는 의견교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복지부는 "이번 과장인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서기관과 사무관까지 직위공모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직급이나 직위에 상관없이 경쟁체제 도입이 확산될 것임을 시사했다. 김 장관의 이 같은 인사지침에 대해 복지부의 한 과장은 "앞으로는 선·후배 할 것 없이 모두가 경쟁상대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