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주가가 10일 김정태행장의 "연임 불가"가 확정됐음에도 불구,1.45% 오르는 강세로 마감됐다. 기관이 매수에 나섰고,외국인의 순매도규모도 21만주로 전날(66만주)에 비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은행에 대한 시장의 시각이 긍정적인 것만은 않다. 김행장의 퇴임가능성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이날의 주가반등에 큰의미를 두기는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관측이다. 시장은 오히려 차기행장과 그 선임과정을 주시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독립경영을 저해하는 결과가 나올 경우 시장의 신뢰를 잃을수 있다는 우려가 그만큼 강하다. ◆정중동(靜中動)의 주가 이날 국민은행 주가는 전날과 같은 3천8백50원으로 출발했다. 이어 김 행장 연임불가가 확정됐다는 소식이 나온 오전 10시께 3만7천3백50원까지 급락했지만 오후 들어 조금씩 반등,강세로 장을 끝냈다. 국민은행 주가는 회계부정 문제가 공론화된 지난달 24일 이후 오히려 오름세를 탔다. 하지만 김 행장의 연임불가가 확정적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 금주초 이후 주가는 크게 출렁였다. 정작 사태가 일단락된 이날 주가는 반등세로 돌아섰다. 이같은 주가의 흐름은 시장의 기대와 불안을 모두 반영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경영공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주초 주가가 약세를 보였지만,1차적인 불확실성이 제거되자 일단 반등세로 돌아섰다는 설명이다. ◆차기 CEO 리스크 부상 증권업계는 "김정태 리스크는 제거됐지만 차기 행장이 누가 될 지에 대한 새로운 CEO 리스크가 발생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 행장의 연임불가 확정으로 그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사라졌지만 새로운 CEO가 누가 될지,그리고 그 선임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될지에 대한 우려도 크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새 CEO의 성향과 선임과정의 투명성 △경영공백의 최소화 여부가 단기적으로 주가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며 "하지만 정부의 제재에 의해 김 행장이 물러났다는 점에서 투자심리가 당분간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목되는 외국인 동향 외국투자자들은 김 행장 사태와 관련,적극적인 의사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매도물량도 일단 줄이는 분위기다. 국민은행에 대한 투자포인트를 아직은 실적전망에 두고 있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투자의견을 하향조정, "CEO 교체도 문제지만 내수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은행 회계부정 문제를 정부가 풀어간 방식에 대해선 부정적 시각이 강한 편이다. 특히 제재수위에 대해 결정이 나오기 전에 예고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CSFB증권은 "금융회사에 대한 정부의 간섭이 증가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외국인이 이같은 시각을 계속 갖게 된다면 국민은행에 대한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