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가 유가급등 등 교역조건 악화의 영향으로 7분기 연속 지표경기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체감물가(내수 디플레이터)는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저축률이 상승했으며 경상수지 흑자폭 확대로 국외투자율이 2배 이상으로 상승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배당금과 이자 등으로 벌어들인 외국인 요소소득 지급액은 5년6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4분기 국민소득 잠정 추계결과'에 따르면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166조60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5%가 증가했으나 실질 국내총생산(GDP, 167조1천609억원)의 증가율 5.5%에 못미쳤다. 이처럼 실질 GNI가 실질 GDP를 밑도는 현상은 2002년 3.4분기 이후 7분기째 지속되고 있다. 실질 GNI가 실질 GDP를 밑도는 것은 국민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의미로 교역조건이 나빠 국민의 실질구매력이 약화됐다는 의미다. 물가상승 등을 감안해 산출한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190조9천61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외국인 요소소득 지급액은 3조5천704억원으로 지난 99년 4.4분기 3조5천902억원 이후 5년6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에서 벌어들인 배당금과 이자 등의 요소소득에서 외국인들이 받아간 요소소득를 뺀 순지급규모는 1조2천698억원으로 2000년 2.4분기의1조3천156억원 이후 4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교역조건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발생한 실질 무역손실규모는 5조2천742억원에 달해 작년 동기의 3조4천816억원보다 1조7천926억원 늘어났지만 전분기의 7조7천252억원에 비해서는 2조4천510억원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총저축율은 35.9%로 작년 동기에 비해 3.3%포인트 상승했고 전분기보다는 4.4%포인트가 높아졌다. 한은은 그러나 저축율이 이처럼 상승한 것은 체감경기가 나빠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국민이 소비를 줄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총투자율은 30.7%로 전년 동기의 29.8%에 비해 0.9%포인트 올랐다. 이는 설비투자 상승률이 6.7%로 지난 2002년 4.4분기 이후 6분기만에 처음으로 하락세에서 증가세로 전환된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외투자율은 경상수지의 흑자규모가 크게 확대되면서 4.2%에 달해 전년동기 1.9%의 2배가 넘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와 함께 국민경제 전체의 종합물가지수를 의미하는 GDP 디플레이터는 3.5%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국민의 체감물가인 내수 디플레이터는 원유 등 국제원자재가격의 상승으로 전분기의 3.5%를 웃도는 4.3%를 기록하면서 소비자물가상승률 3.3%를 크게 앞질렀다. 상반기 전체 내수 디플레이터는 3.9%를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기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