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사들 "슈퍼부자 잡아라".. 제왕서비스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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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회사들이 부자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회사간 부자 고객 유치 경쟁이 가열되면서 자산 규모에 따라 부자들에 대한 관리와 서비스가 차별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금융회사들이 거액의 현금 자산을 가진 사람들 중 최상급 갑부에 속하는 '슈퍼 부자(super-wealthy)'를 선호하면서 '평범한' VIP 고객들이 소홀하게 취급받는 경우도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과거 미국 금융회사들은 5백만∼1천만달러의 유동자산을 보유한 고객들은 특별관리 대상으로 삼아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지금은 1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가져야만 'VIP 중 VIP 고객'으로 대접받을 수 있다.
씨티그룹 메릴린치 노던트러스트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들은 부자 고객을 관리하기 위한 특별 전담 부서를 두고 있다.
이들 금융회사는 모든 부자들에 대해 똑같은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실제로 이들은 부자의 등급을 매겨 차등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른바 슈퍼 부자를 위한 특별 서비스를 마련하는 것이 이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예를 들어 씨티그룹에서 제공하는 최고급 PB 서비스를 받으려면 최소한 1억달러 이상의 금융자산을 갖고 있어야 한다.
씨티그룹은 이들 슈퍼 부자 고객에게는 수익성이 높은 주식거래 정보를 주는 것은 물론 은행과의 공동투자,고수익이 보장된 벤처투자 기회 등을 제공하고 있다.
메릴린치는 1억달러 이상 보유한 슈퍼 부자들만 가입할 수 있는 PB 서비스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메릴린치는 슈퍼 부자 고객들에게는 기부금 납부에 따른 세금감면 등 소액 금융거래도 하나도 빠짐없이 일일이 체크해주는 종합 자산관리를 해준다.
특별관리를 받는 슈퍼 부자들은 금융회사 간부들과 수시로 만나 조언을 구할 수 있다.
또 금융회사 소개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도 모임을 갖고 투자 자문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모건스탠리는 여러 세대에 걸친 상속 자산 관리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 금융회사들이 슈퍼 부자에게만 일방적인 관심을 쏟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투자자금 10만달러를 보유한 이른바 '여유 있는 다수(mass affluent)'에 대한 관리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슈퍼 부자와는 다르게 취급받지만 이들은 금융회사로부터 유리한 대출 조건을 받고 기본적인 포트폴리오 조언과 은퇴 후 재무설계 등에 대해 도움을 받는다.
WSJ는 "금융회사들은 부자들에게 '이류 대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매우 조심하고 있다"며 "보유 자산에 따라 금융회사 고객들이 받는 서비스는 점점 뚜렷한 차이가 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