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석유수입회사인 타이거오일이 석유수입업을 포기하고 자사 직영 주유소에서 현대오일뱅크의 휘발유 등 석유제품을 팔기로 했다.


타이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는 8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판매업무 제휴 조인식을 갖고 앞으로 타이거오일의 40개소 직영 주유소에 현대오일뱅크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타이거오일 주유소의 간판(폴사인)도 모두 현대오일뱅크 간판으로 교체된다.


타이거오일은 지난 98년 국내 최초로 석유수입업을 시작한 대표적인 석유수입사로 싱가포르 국영 정유사인 SPC(40%)와 일본 석유유통 전문회사인 JECT(15%)가 대주주다. 2000년대 초 국제유가 하향세에 힘입어 직영주유소를 늘리고 1천7백70억원의 매출(작년 기준)을 올리는 등 사세를 확장해 왔다. 지난 상반기에는 이지석유에 이어 석유수입 내수판매에서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원유와 석유제품 간 관세차등화 폭이 확대(2→4%포인트)되고 은행여신 축소,법적비축 의무량 강화 등으로 사업여건이 나빠진 데다 최근에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의 폭등세 지속으로 석유제품 수입량도 급감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타이거오일은 사업구조를 석유 수입업에서 유통 및 마케팅 전문회사로 탈바꿈하기로 결정하고 현대오일뱅크를 파트너로 선택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이번 판매업 제휴에 따라 국내 내수 매출이 1천7백억원 정도 늘어나는 효과 뿐만 아니라 타이거오일의 최대주주인 SPC와 JECT를 통해 향후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김형민 타이거오일 사장은 "국내 정유사와 수입사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새로운 사업모델 구축을 통해 양사의 발전은 물론 고객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는 다양한 서비스 개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