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8일 미국은 이라크 민간정부에 주권을 이양한다고 선언했다. 애당초 약속한 날짜보다 이틀이나 앞선 전격적인 조치였다. 공식적으로는 이라크 민정이 정권을 이어받았지만 바그다드 시내에는 여전히 교전과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KBS 일요스페셜 '현지르포 이라크'(5일 오후 8시)에서는 주권이양 후에도 여전히 테러와 가난으로 고통받는 이라크 국민들의 상황을 전한다. 바그다드의 한 버려진 관청 건물에는 40여명의 불법거주자들이 헝겊으로 칸막이를 친 채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전기와 수돗물이 들어오지 않는 빈 건물에서 무더위를 견디며 연명한다. 이들에게 더욱 가혹한 것은 집세를 내라는 독촉이다. 하지만 일정한 수입이 없어 집세를 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폭격으로 부모를 잃고 졸지에 가장이 된 아이들도 부지기수다. 이들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어린 나이에도 공공근로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공공근로를 할 만한 자리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래서 몇 푼 되지 않지만 월급을 받으려고 '메흐디군'에 입대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바그다드에서도 최극빈층이 산다는 사드르시티.이곳 주민들의 대부분은 식량배급에 의존해 산다. 배급되는 식량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것보다 질이 형편없이 낮다. 그나마 임시정부는 조만간 이 배급제마저 없앨 계획이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더 이상 배급제는 필요없다는 게 이유다. 제작진은 한 가구에 한 명 이상은 숨져 '제2의 팔루자'라고 불리는 전쟁과 폐허의 도시 사마라의 상황도 밀착취재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