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와 이마트가 수수료협상을 원만하게 타결하지 못한 채 파국을 맞았다.

비씨카드는 1일부터 인상된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이마트는 이에 반발,비씨카드 결제거부에 들어가 소비자들은 큰 불편을 겪게 됐다.

특히 이번 파국은 추석쇼핑 시즌과 맞물려 있어 이마트에서 추석물건을 사려던 비씨카드 회원들은 다른 할인점을 이용하거나,다른 카드 또는 현금을 사용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마트에서 두번째로 많이 사용하는 국민카드도 다음주 6일부터 결제가 거부될 가능성이 높아 불편은 가중될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추석을 앞두고 이래도 되는 것이냐"며 양측을 비난하고 있다.

◆비씨.KB카드 고객 약 28%

이마트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카드는 비씨카드와 KB카드(국민카드)다.

두 카드의 이용률은 현금을 포함한 전체 매출의 26~29% 가량.현금을 제외한 카드결제 매출이 전체의 65%에 달해 카드 매출액에서 두 카드는 약 42%를 차지한다.

결국 1일부터 비씨카드가 거부되고 6일부터 KB카드가 외면당하면 소비자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게 된다.

이마트는 현장에서 제휴카드인 삼성카드와 한미신세계 카드를 발급해줄 계획이나 소비자들의 불편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고객들은 이미 이마트 경남 양산점에서 불편을 경험했다.

신규 점포인 양산점은 지난달 3일 오픈 즉시 비씨카드 결제거부에 들어간 곳으로,미처 현금을 갖고 가지 못한 쇼핑객들은 물건을 그냥 두고 되돌아가야 했다.

31일 이마트 은평점에서 카드로 물건을 산 고객은 10명 중 7명 정도였다.

이들 중 5명이 비씨카드 고객이었다.

근처에 산다는 김모씨(45·주부)는 "1일부터 비씨카드 사용이 금지되면 다른 먼 곳으로 가서 쇼핑을 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카드 이용문의 쇄도

비씨카드와 이마트측에는 언론보도가 사실이냐며 묻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마트 고객 안내전화를 받는 한 직원은 "최근 들어 고객의 문의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면서 "신문이나 TV뉴스를 보고 궁금해서 전화했다는 고객들이었다"고 전했다.

삼성카드 LG카드 등 다른 카드는 결제가 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비씨카드를 주로 써온 서울 응암동의 이상금씨(50)는 "일주일에 한번 쇼핑 나오면 10만원은 쓰고 간다"며 "결제가 거부되면 마일리지가 안 쌓이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양측의 신경전

비씨카드와 이마트는 서로를 비난하며 신경전을 펴고 있다.

비씨카드는 이마트가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기도 전에 점포에서 비씨카드 거부 방송을 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3일 전부터 이마트 주요 점포에서 고객들을 상대로 안내방송이란 핑계로 비씨카드 결제 거부 안내를 하고 있다"면서 "이는 명백한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비씨카드는 또 이마트에서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의 20% 가량이 비씨카드 회원인데 회원들의 불편을 초래한 것은 이마트의 협상거부 자세에서 비롯됐다며 이마트측을 공격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측은 "비씨카드의 일방적인 인상요구가 문제를 야기했다"면서 "비씨카드 고객에게는 다른 카드 사용을 권하거나 제휴카드 발급을 도와줄 것"이라며 신경전을 폈다.

장규호·송종현·송주희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