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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금시장이 장기채권 위주로 재편되면서 시중 금리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채권'도 국고채 3년물에서 5년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26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5일까지 전체 국고채 거래에서 5년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62.6%로 지난 1월(22.8%)에 비해 세 배로 높아졌다.
이 기간 중 국고채 5년물로 이뤄진 잔존만기 3~5년짜리 국고채 거래량은 81조8천억원으로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고채 3년물이 주종인 잔존 만기 2∼3년짜리 국고채 거래 비중은 지난 1월 67.3%였으나 8월에는 16.7%로 급락했다.
국고채 5년물 거래량이 3년물보다 많아진 것은 정부가 94년 국채관리기금채권(옛 국고채)을 발행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국고채 가운데 만기가 가장 긴 10년물 거래 비중도 올해 초 2% 안팎에서 최근 4%대로 높아졌다.
국고채 5년물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유통수익률(금리)이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져 지난 5월 0.39%포인트까지 벌어졌던 3년물과 5년물 간 스프레드(금리차)도 8월 들어 0.2%포인트 이하로 좁혀졌다.
정부가 장기 국고채 발행을 늘린 것도 시장이 재편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고채 5년물 신규 발행(차환 포함) 규모는 올해 1∼8월 중 15조2천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발행 규모(12조3천억원)를 이미 넘어섰고,3년물 발행 규모(1∼8월 중 9조5천억원)도 크게 앞질렀다.
금성원 우리은행 신탁팀 과장은 "5년물은 3년물에 비해 금리 변동폭이 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3년물 금리가 콜금리 수준(연 3.5%)에 근접해 추가 하락폭이 줄어든 것도 5년물로 자금이 이동하게 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장기채권이 활성화되면 연기금이나 보험회사 등의 자산 운용에도 변화가 생기고,금융상품도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