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산업으로 여겨졌던 TV브라운관 부문에서 전통적 라이벌인 삼성과 LG간 격돌이 뜨거워질 조짐이다.

기존 제품보다 두께를 대폭 줄인 '초슬림 TV브라운관'이 바로 그 무대로 디지털방송이 본격 실시되면 이 부문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LG필립스디스플레이(이하 LPD. 대표 손정일)는 기존 브라운관 대비 두께를 15㎝줄인 32인치 슈퍼슬림 브라운관을 내년 1.4분기 한국법인인 구미공장에서 본격 양산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이 브라운관을 채용한 TV는 기존 54㎝에서 38㎝로 두께가 대폭 줄어들게 돼 DVD플레이어, 홈씨어터 , 디지털 셋톱박스 등과 함께 사용할 경우 비슷한 공간을 차지하는 LCD나 PDP TV 등과의 경쟁에서도 선명한 화질과 고해상도 등 브라운관 제품의장점을 바탕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LPD는 세계 최초로 21인치 슈퍼슬림을 영국 더람(Durham) 공장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생산중이라고 밝히고 오는 9월에는 중국 난징(南京) 공장에서도 생산할 계획이며 유럽의 TV업체에서는 21인치 슈퍼슬림 브라운관이 내장된 TV세트를 이미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PD는 지난해 5월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전문학회인 SID에 슈퍼슬림기술논문을 발표했고 지난 6월 일본TV업체를 대상으로 한 전시회에서는 `CRT 100년의 최대기술혁명'이라는 평을 받았다고 전했다.

LPD는 슈퍼슬림 브라운관을 향후 29인치, 28인치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LPD는 오는 24일부터 사흘간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리는 `국제정보디스플레이 전시회(IMID)' 및 `아시아디스플레이& IMID 2004 컨퍼런스'에 32, 21인치 슈퍼슬림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달 중순 기존 제품보다 두께를 15㎝나 줄여 이를 채용한 브라운관TV의 두께를 기존 60㎝에서 38㎝로 대폭 줄일 수 있도록 한 32인치 디지털TV(DTV)용 브라운관 `빅슬림(Vixlim)' 개발을 발표했다.

삼성SDI는 이 제품을 올 연말부터 소량 생산, 내년 초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할방침이며 조만간 28,29,34인치 제품도 개발해 내년 말까지 국내외 대형 TV용 브라운관 생산라인을 활용, 추가 투자없이 모두 빅슬림 전용라인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