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가 다음주부터 주유소와 백화점.할인점 등의 영업시간을 대폭 단축하고 대형 전광 광고판 소등 시간을 앞당기는 등 유례없는 고강도 에너지 절약 시책을 펴기로 해 주목된다.

이번 조치는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소극적 대처 방식이 아니라 전국에 걸쳐강제적으로 시행될 예정인 만큼 큰 파장이 예상돼 벌써부터 실업자 양산 및 관련 업계 위축 등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 태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탁신 치나왓 총리는 18일 에너지부 등 유관 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고유가 대책 회의를 열어 포괄적인 에너지 절약 시책을 오는 24일정례 국무회의 직후 시행키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주유소 영업시간은 자정까지로 제한되고 ▲밤 10시 전후로돼 있는 백화점 폐점 시간은 저녁 8시로 앞당겨지며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이 많은 대형 슈퍼마켓과 할인점 업계의 영업시간도 밤 10시까지로 단축되는 동시에 ▲밤10시에는 모든 전광 광고판을 소등해야 한다.

태국 정부는 아울러 에너지 절약 시책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물류 센터를설치하고 천연가스 사용을 촉진시켜 나가기로 했다.

장기적으로 모든 차량에 에탄올 등 `바이오' 연료 사용을 권장키로 했다.

또 지상철(地上鐵)과 최근 개통된 지하철의 종착역에 설치된 환승 주차장 규모를 대폭 확대, 자가 운전자의 대중교통 수단 이용을 적극 장려해 나갈 방침이다.

이밖에 휘발유 가격 안정화를 위해 시행중인 보조금 지급 제도를 내주에 폐지하되 디젤유의 경우 산업생산 위축을 우려, 겨울이 끝나는 내년 2∼3월까지는 일단 보조금 제도를 유지키로 했다.

태국 정부는 이번 조치를 내년 2∼3월에 끝나는 동절기에만 시행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관련업계는 영업 위축에 따른 실업자 양산 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는 탁신 정부가 태국을 역내 쇼핑 중심지로 육성하려는 마당에 영업시간단축 조치를 취하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이 뜸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의한 관계자는 "방콕이 금방 썰렁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방콕=연합뉴스) 조성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