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은 '고정비용이 높아 매출이 감소하면 수익성이 악화된다'는 백화점 업계의 '상식'을 깼다. 2분기 매출이 감소했는데도 영업이익은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2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1.5% 줄어든 4천1백46억원어치를 파는데 그쳤다. 반면에 영업이익은 4백63억원으로 27.7%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도 11.2%에 달했다. △백화점 입점 수수료 인상 △판매 관리비 절감 △이윤이 적게나는 인터넷 부문 분사 등 '수익성 개선'에 힘쓴 게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가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던 부실카드 매출채권 처리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신영증권은 현대백화점의 13개월 이상 장기 연체채권이 올해 1분기 4백15억원에서 2분기에는 2백7억원으로,7∼12개월 사이의 중기 연체채권은 같은 기간 1백46억원에서 78억원으로 각각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엄동원 연구원은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 말쯤에는 매출 채권에 대한 부담이 대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지분율도 증가 추세다. 현대백화점의 외국인 지분율은 연초 37% 정도에 불과했으나 지난 18일에는 48%에 육박,사상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증권사별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검증된 수익성과 순조로운 매출 채권 처리를 감안할 때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마이너스 성장세가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한영아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내년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 미만으로 현재 주가는 '저평가' 수준"이라며 '매수' 의견을 냈다.

반면 나홍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용 절감만으로는 실적 개선에 한계가 있다"며 "점포 신축을 통해 외형을 확대하거나 경기회복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뚜렷한 주가 상승 모멘텀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백화점은 당분간 점포 신축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신세계가 공격적인 할인점(이마트) 확장 전략을 통해 성장 기반을 꾸준히 넓혀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얘기다.

신영증권은 당장 내수경기 회복이 힘들다는 점에서 '중립' 의견을 제시하면서도 향후 실적 호전 추세가 가시화될 경우 투자의견을 상향조정할 수 있다는 유동적인 입장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