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시장에서 '압구정동 미꾸라지'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재야고수 윤강로씨(47·KR투자 대표)가 제도권 내에서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윤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한국선물은 16일 윤씨의 이름 영문 이니셜을 딴 KR선물로 회사명을 바꾼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최대주주의 책임경영 의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사명을 변경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윤씨가 최대주주로서의 권한만 행사할 뿐 다른 직책은 맡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회사 관계자는 "윤씨가 시장의 흐름이나 매매방향 등에서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며 "윤씨의 이름을 딴 새 브랜드도 경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혀 그가 경영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간여할 것임을 시사했다.

또 조만간 파생상품 투자 전문회사인 KR투자자문사를 설립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윤씨는 기업형 개인 선물투자의 효시격이다.

리스크가 큰 선물시장에서 미꾸라지처럼 위험을 잘 피해나간다고 해서 '압구정동 미꾸라지'라는 별명을 얻었다.

국내 선물시장 개장 당시부터 서울은행 주식운용부에서 파생상품 투자를 시작한 후 매년 놀라운 수익률을 올렸다.

지난 98년 은행을 그만둔 이후 매년 수백%에서 수천%에 이르는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주가 방향성을 예측하고 자신의 포지션을 그대로 끌고가면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매매기법으로 이름나 있다.

윤씨는 지난 5월 한국선물을 인수,제도권에 본격 진출했다.

인수 당시 그는 "건실한 회사로 만들어 기업공개를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4월에는 중국 베이징대에서 선물투자기법을 강의하기도 했다.

KR선물로 이름을 바꾼 한국선물측은 앞으로 선물·옵션부문과 국채선물 및 해외파생상품부문의 영업력을 강화하고 VIP 고객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