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콜 금리 깜짝 인하로 증권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내수 부양 의지가 확인된데다 저금리로 갈 곳 잃은 시중자금이 증시에 유입될 것이란 기대의 반영이다.


실제 증시거래 대금은 13일 한달여만에 2조원대를 돌파,이같은 기대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증권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증권주의 펀더멘털(기업가치) 개선을 거론하기는 이르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가 '턴 어라운드' 조짐


증권주는 이날 4.04% 급등했다.


대우증권이 9.09% 폭등한 것을 비롯 현대증권(7.41%),굿모닝신한증권(4.98%),대신증권(4.83%),LG투자증권(3.24%),삼성증권(2.81%) 등 대부분의 증권주가 오름세를 탔다.


내수회복 기대감을 업고 11일 이후 상승시도를 하던 증권주가 이날 급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조용화 대신증권 연구원은 "콜 금리 인하에 따른 시중자금의 증시 유입 기대감이 증권주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고 풀이했다.


이철호 동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의 주수입원이 주식위탁매매란 점을 감안할 때 거래대금 증가는 증권업종의 실적개선 기대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투자자들 사이에선 '지금이 바닥이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업종대표,M&A대상으로 관심 압축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증권주의 급등이 본격적인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거래대금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충분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게 그 이유다.


동원증권 이 연구원은 "2조∼3조원 정도의 거래대금은 증권사들이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는 수준"이라며 "거래대금이 5조원 가까이 돼야 본격적인 실적개선이 가능해진다"고 분석했다.


밸류에이션(가치) 측면에서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전문가들은 지표상 증권주가 '저평가'된 것에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실제 삼성 LG투자 대우 등 주요 메이저 증권사의 주가는 연중고점 대비 30∼40% 이상 떨어진 상태다.


게다가 이들 증권사의 주당순자산(PBR)은 지난 2001년 이후 최저 수준인 0.7배 미만에 불과하다.


주가가 자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송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의 자기자본영업이익률(ROE)이 대부분 10% 미만인 상황에서 단순히 PBR가 1배 미만이라는 이유로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며 "지금은 좀 더 지켜볼 때"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업종 대표주인 삼성증권이나 M&A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LG투자증권 대우증권 등 일부 증권주로 관심종목을 압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