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투자비용 등을 감안해보면 불법 자판기를 신고하는 "자파라치"가 가장 무난할 듯 하네요"

여름방학을 맞아 휴가비 마련차 포상금 사냥에 첫 발을 내디딘 신모군(17.고1)은 포상금 관련 사이트에 가입 인사겸 자신에게 맞는 "일감"을 추천해 달라는 물음에 이같은 답을 얻었다.

최근 불황과 잇따른 포상금 확대 발표로 급증하고 있는 "포파라치(포상금+파파라치)"들이 개인별 여건에 맞는 포상금 직종을 선택,포상금 분야 간 "특화"와 "분화"가 이루어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신군처럼 아르바이트 및 부업을 목적으로 포파라치 업계에 데뷔하는 '실속파 초보'들은 대부분 '자파라치'나 일회용 비닐 봉투 사용을 감시하는 '봉파라치'에 몰리고 있다.

특히 자파라치는 다른 포상금 분야와 달리 캠코더나 사진기 등 특별한 장비가 필요없다는 이점이 있어 '실속파 초보'들에게 최고의 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앞면이나 옆면에 영업허가 번호표 또는 위생상태 점검표가 부착돼 있지 않은 자판기를 찾아 해당 관할지청 위생과에 전화나 인터넷으로 신고만 하면 손쉽게 포상금을 얻을 수 있다.

이들과 마찬가지로 아마추어 급이지만 환경보호나 생활환경 개선 등을 위해 포파라치가 된 이른바 '명예파 초보'들은 쓰레기 무단투기와 소각행위를 감시하는 '쓰파라치'나 '꽁파라치(담배꽁초+파파라치)' 등을 선호하고 있다.

동영상까지 찍을 수 있는 디지털 카메라가 널리 보급된 것이 이들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지금은 사라진 '카파라치' 시절부터 전문 장비로 무장해 포상금 업계를 지켜왔던 '아성파 포파라치'들은 기존 포상금 분야를 총망라하면서 최근 등장하고 있는 고액 포상금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전문 신고인'이라 자칭하는 이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분야는 불법농지 전용('농파라치'),불공정 주식거래행위('주파라치',최고 1억원),불공정 신문판매행위('신파라치'),불량식품이나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식파라치',현행 30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상승 전망) 등이다.

그러나 급증하고 있는 포파라치에 당하는 피해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 안산에서 슈퍼를 경영하는 이모씨(38)는 "유통기간이 지난 식품을 파는 것도 아니고 진열만 돼 있어도 한달 수입보다 많은 3백만원이라는 벌금을 내야 한다"며 "슈퍼에 진열된 상품이 수만개인데 다 찾기는 불가능하다"며 한탄했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김재옥 대표는 "신고보상금제도는 시민의 힘으로 불량식품이나 비위생적인 자판기 등을 적발해내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다"면서도 "본 취지와 다르게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