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가 상장된 지 보름이 지났다.

12일 이 종목은 3만5,200원으로 마감하며 공모가(3만4,500원)를 2% 상회한 상태다.

최근 주식시장의 단기 상승세를 감안할 때 수익률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이미 거래소에서 LG전자를 제치고 단숨에 시가총액 6위로 떠올랐고 그 비중도 3.2%에 이르는 중량감 있는 주식으로 등극했다.

IT 대형주 4인방에서 삼성전기가 탈락하고 이 자리를 자연스럽게 LG필립스LCD가 이어 받은 것.

수급상으로도 외국인이 단 사흘을 제외하곤 순매수에 나섰으며 100만주를 거둬 들였다.현재 이들의 지분율은 52.8%. 기관 역시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사자에 나서 상장후 약 130만주 가량을 매수했다.

총 발행주식 3억2천360만주중 유통 가능 물량이 700만주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을 감안할 때 주식의 씨가 점차 말라 가고 있는 셈.

게다가 주식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으면서 'LCD 패널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더라도 물량 확대로 극복할 수 있으며 잠재 수요도 자극할 것"이란 반박 논리도 점차 힘을 얻어가며 오히려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올 2분기 LCD 가격이 정점을 찍고 하반기와 내년 업황이 좋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 컨센선스에 따라 편입을 미루던 기관 투자가들이 점차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이와관련 한 펀드매니저는 "가격메리트를 느낄 만큼 큰 폭으로 떨어지기를 기다렸는 데 기회가 오지 않았다"며"LG필립스LCD를 지켜보다 과거 소버린 분쟁에 휘말린 SK(주)를 편입하지 않아 시장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했던 악몽이 떠 올라 며칠 전 동시호가를 이용해 필요 물량을 사들였다"고 밝혔다.

펀드 매니저에게 있어 시장수익률을 뛰어넘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편입돼 있지 않을 경우 이에 따른 심리적 압박은 이루 말할 수 없음을 토로.

또 다른 주식운용역은 "다음달 10일 KOSPI200 지수에 편입될 경우 이를 전후해 기관들 수요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더 늦기 전에 주식을 사들이자 라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LG필립스LCD가 기관 투자가에게 언제까지 계륵(鷄肋)으로 치부될 지 주가 향방과 함께 관심이 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한경닷컴 장원준 기자 ch100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