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엔지니어링은 코스닥 LCD장비주 중에서도 올해 실적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진 종목으로 꼽힌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3백94억원이었던 이 회사 매출은 올해 7백28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96억원이던 순이익 규모도 1백26% 증가한 2백1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가 실적모멘텀을 마련하게 된 것은 LG필립스LCD라는 든든한 납품처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탑엔지니어링은 LG필립스LCD 5세대 라인부터 주력제품인 디스펜서(액정주입장비)를 독점 공급해오고 있다.

올 들어서는 수출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주 매출처인 LG필립스LCD의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일본 샤프 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LCD 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매출 안정성을 높인 만큼 장비 연구개발(R&D) 부담도 줄어들게 됐다. 지난 5월 대규모 수출 계약설이 나돌자 이 회사는 공시를 통해 "수출은 일상적인 사업활동"이라며 자신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수출 품목도 다변화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특허문제로 액정 디스펜서만을 공급했으나 최근 중국업체인 BOE-OT로부터 액정뿐 아니라 실런트,은 디스펜서를 모두 수주해 공급하면서 다른 고객사들에도 매출 품목을 늘려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 밖에 인라인시스템,세정기 등의 품목도 납품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뛰어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 흐름은 신통치 않은 편이다. 4월을 고점으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4월26일 1만8천4백50원이던 주가는 8월 초 현재 8천원대까지 떨어졌다. LCD패널 가격 하락에 따른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증시전문가들은 탑엔지니어링의 실적추이를 고려할 때 최근 주가는 과매도된 측면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다이와 증권은 최근 "패널업체들이 한국과 대만 내 6세대 LCD생산라인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LCD산업의 성장 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감은 지나친 편"이라며 탑엔지니어링에 대해 1만7천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LG필립스LCD가 건립하고 있는 파주 생산라인도 향후 탑엔지니어링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우증권은 최근 "파주단지에 대한 장비 수주가 가시화되면 주가가 상승을 시도할 것"이라며 "3분기 반등세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진단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