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상실적에 비해 PER(주가수익비율)가 낮은 코스닥기업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상 최저치 경신 이후 코스닥시장이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임에 따라 낙폭과대 우량주들의 반등이 예상되는 만큼 저평가 종목이 관심을 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하락골이 상대적으로 깊은 코스닥시장이 상승을 시도할 경우 실적우량 저PER주들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평가된 LCD·반도체 관련주

한양증권은 9일 "올해 예상 EPS(주당순이익) 기준 PER가 5.0배에 못 미치는 저평가주들이 늘고 있다"며 "시장이 반등할 경우 레인콤 이오테크닉스 프롬써어티 등 18개 종목이 관심을 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가운데 IT(정보기술)분야 업체는 15곳이 선정됐다.

6곳은 반도체·LCD관련 업종이어서 이 부문 업체들의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지적됐다.

실적에 비해 주가가 가장 저평가된 곳으로는 홈오토메이션 업체인 현대통신이 꼽혔다.

올해 예상실적은 매출 7백7억원,영업이익 83억원이다.

EPS가 7백40원이어서 PER는 2.7배에 불과하다.

MP3부문 국내 선두권 업체인 레인콤과 거원시스템도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평가됐다.

두 업체 모두 올해 실적 대비 PER는 4배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반등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과매도 상태"라고 분석했다.

LCD·반도체 장비·재료업체 중 반도체용 레이저 마커 업체인 이오테크닉스를 비롯해 피에스케이 태광 프롬써어티 오성엘에스티 에스에프에이 등은 예상 PER가 5배 미만인 저평가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되지만 하반기 LCD패널 가격 하락 등 업황불안 우려감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설명이다.

제조업체 중에서는 크린에어텍 황금에스티 능률교육 파라텍 아이레보 등이 저평가 종목으로 꼽혔다.

공기청정기 전문업체인 크린에어텍은 PER가 2.2배로 분석됐다.

주가가 주당순이익의 두배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능률교육과 아이레보도 영업이익률이 20%를 웃돌지만 PER는 각각 2.8배,4.6배에 그치고 있다.

◆저PER주는 약세장의 대안

저PER주로 분류된 18개 종목은 △3개월 이내에 실적추정치 발표 △전년도 매출 성장률 30% 이상 △영업이익률 일정기준(IT부문 10%,제조업 7%) 이상 등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이들의 올해 예상실적이 대폭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펀더멘털(기업 기초체력) 위주로 형성될 경우 상대적으로 강한 매수세를 불러 올 가능성이 크다.

한양증권 정동익 연구원은 "IT부문 평균 PER가 9.8배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PER 5.0배 미만인 업체는 실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PER가 5배를 밑도는 제조업체의 경우 가격 메리트가 크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이들 종목은 성장성과 수익성 뿐만 아니라 재무적 안정성도 확보하고 있다"며 "우량 저PER주의 주가는 장기적으로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약세장에서의 투자 대안으로 활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