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을 갖는 임시정부 출범후 40여일이 경과한 이라크가 또다시 내전양상으로 치닫는 등 이라크 상황이 갈수록 혼미를 더해가고 있다.

연합군과 반군세력간의 공방전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임시정부는 무장세력의 입장을 비교적 충실히 보도해온 아랍계위성방송 알-자지라 TV의 이라크 사무소에 폭력선동 등을 이유로 한달간 폐쇄 명령을 내렸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이 이라크 사태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는 등 국제사회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다시 확대되는 전선= 최근 사흘간 연합군과 시아파 과격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추종하는 반군세력간의 충돌로 나자프에서만 300여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7일(현지시간)에도 바그다드 중심부를 겨냥한 반군세력의 폭탄공격이 이어졌다.

폭탄공격은 미국 대사관과 이라크 임시정부 청사 건물이 위치한 `그린존'을 겨냥한 것으로 폭발음만도 최소한 12차례 이상 감지됐다.

미군 대변인은 "7발의 박격폭탄 공격중 6발이 그린존내 작전본부로 활용되던 곳에 떨어졌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앞서 미군은 사드르 추종세력의 최대 거점인 나자프에서 사흘째 공격을 감행해 수백명을 사살하고 사드르를 따라 무장투쟁을 전개해온 1천200여명을 체포했다고 미군 관계자가 전했다.

미군은 각종 무기류와 무기제조시설을 압류했으나 이라크 전역에서 전투과정에서 7명의 미군이 추가로 숨져 이라크전 이후 미군 사망자 수는 925명으로 늘었다.

바스라에서는 주지사 사무실에 총격을 가한 무장세력과 경찰간의 교전으로 30여명이 사상했고, 한 무장세력은 터키인 트럭 운전사를 인질로 잡고 소속 회사의 48시간내 이라크 철수를 요구하기도 했다.

◇임시정부의 강온 전략= 무장세력의 저항투쟁을 밀착취재하거나 외국인 테러행위의 대외 창구역할을 해온 알-자지라 방송의 이라크 사무소가 한달간 문을 닫게 됐다.

팔라흐 알-나키브 내무장관은 이날 "알-자지라는 수많은 범죄와 범죄자의 모습을 방영하고 이라크와 이라크인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전파하면서 범죄자들의활동을 부추겨 왔다"면서 "국가안보회의의 명령에 따라 방송사에 이라크 사무소 폐쇄를 통고했다"고 밝혔다.

임시정부는 이와함께 온건파 저항세력을 군으로 흡수하고 폭력사태를 줄여 내년1월로 예정된 제헌의회 선거를 원만히 치르기 위해 전후 15개월간의 미 군정기간 전투에 가담한 반군의 투항을 유도하기 위해 범법자에 대한 사면령을 발동했다.

사면 대상 범죄기간은 작년 5월1일이후 사면령 발효일(7일)까지이며 사면기간은30일이내이다.

그러나 미군을 살해한 범죄자까지 포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었던 사면대상은 소형무기와 폭약소지자 및 방조자 등으로 축소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시아파 반군 지도자인 무크타다 알-사드르는 사면령에 대해 "하찮은 조치"라며저항은 합법이어서 사면이 필요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이야드 알라위 총리는 반미(反美)투쟁과 친미(親美) 이라크 임시정부 축출투쟁을 재개한 사드르에게 내년 1월로 예정된 제헌의회 선거에 동참할 것을 독려하며 화해제스처를 취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국제사회 우려 `고조'= 유엔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이 최근 이라크 사태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아난 총장은 나자프에서 교전으로 숨진 희생자 중 상당수가 민간인인 것에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이라크 내전상황 종식과 평화적 해결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모든 당사자들이 전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한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내주부터 이라크군 훈련을 담당할 45명의 지휘인력중 4명이 처음으로 이라크로 파견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라크 사찰단은 "바그다드 남쪽에서 천연 우라늄몇 t을 발견했다"면서 "그러나 무기제조에 사용된 흔적은 없었다"고 발표했다.

(바그다드.유엔본부 AFP.AP=연합뉴스)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