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신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은 '시장자율과 적절한 정부 개입의 조화'를 향후 금융감독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윤 위원장은 또 "금감원 노조와는 대화로 문제 해결을 꾀하되 끌려다니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금감위 관계자는 "윤 위원장이 지난 2일 금감위원장에 내정된 이후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금감위 및 금감원 간부들로부터 심야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같은 소신을 밝혔다"고 전했다.

윤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법규를 엄격히 지키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금융감독의 중립성을 지키며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금감위의 한 관계자는 "윤 위원장이 글로벌 스탠더드와 중립성을 언급한 것은 시장자율을 중시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윤 위원장은 옛 재무부(재정경제원)에서 증권국장과 금융정책실장을 지내며 "시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을 때는 정부가 적절히 나서야 한다"는 소신을 펴왔고,이에 따라 이헌재 경제부총리, 김석동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등과 함께 대표적인 시장관리론자로 분류됐었다.

하지만 금감위원장으로 내정된 뒤 가진 간부들과의 첫 회동에서 '시장자율'을 강조함에 따라 '정책기조 전환'을 예고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금감위 간부들은 "윤 위원장이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로 근무하면서 철학이 다소 바뀐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