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매수 자금이 MMF(머니마켓펀드) 등 단기 채권상품과 해외시장으로 급속히 빠져나가면서 증시 공동화 현상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고객예탁금 주식형펀드 혼합형펀드 등 주식 관련 자금은 이달 들어 2조5천6백억원 감소했다.


주가가 하락기로 접어든 지난 4월 말부터 따지면 5조8천억원이나 격감한 수치다.


반면 투신사 채권형펀드에는 이달 들어 7조1천억원이 신규 유입됐다.


특히 초단기 상품인 MMF(3조7천억원 증가)와 3개월 미만 단기채권펀드(3조원 증가) 증가분이 91%를 차지하는 등 시장자금의 부동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내국인의 해외증권(주식 및 채권)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월평균 3억달러 수준이었지만 올들어 월평균 7억달러를 훨씬 넘어섰다.


지난 3월에는 11억1천1백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식 자금의 해외 이탈로 국내 증시가 탈진상태에 빠져들어 26,27일 하루 평균 거래대금(거래소 기준)은 1조2천억원대로 주저앉았다.


연초(2조6천억원)의 절반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로 인해 코스닥지수는 27일 2.85포인트(0.83%) 내린 341.50으로 전날에 이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종합주가지수는 프로그램 매수에 힘입어 전날보다 2.30포인트(0.31%) 상승한 738.51로 마감됐지만 장중 한때 연중 최저치인 726.71까지 추락했다.


코스닥의 낙폭은 연초 대비 23.89%로 세계 주요 증시중 가장 크다.


미국 나스닥 8.20%, 대만 가권은 8.35% 내렸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오히려 3.32% 상승했다.


권경업 대한투신 채권운용본부장은 "세계경기 둔화 조짐, 내수 불황의 장기화, 정치불안 등 금융시장 주변의 다양한 악재를 감안하면 증시 탈진현상이 쉽사리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성일 한투증권 사장은 "올들어 한국증시 하락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큰 것은 증시 수급기반이 워낙 취약한 때문"이라며 "단기 부동자금의 물꼬를 주식시장으로 틀기 위해서는 비과세 장기주식상품 허용과 같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