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에 사는 직장인 K씨(35)는 아주 특별한 초고속인터넷 선을 쓰고 있다.


광동축혼합망(HFC)으로 불리는 이 선을 이용해 단순히 초고속인터넷만 쓰는게 아니다.


일반전화보다 요금이 싼 인터넷전화와 유선방송까지 이 선으로 해결하고 있다.


TV 겸용 모니터가 달린 컴퓨터 1대와 인터넷전화 1대를 모두 이 선에 연결하니 하나의 선으로 3가지 서비스를 받는 이른바 TPS(트리플 플레이 서비스: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방송)가 된다.


K씨가 TPS를 선택한 이유는 △인터넷전화로 시외ㆍ국제전화를 마음껏 쓸 수 있는데다 △푸드채널이나 골프채널 영화채널이 나오는 유선방송까지 시청할 수 있고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유선방송 등 3가지 서비스를 따로 가입했을 때보다 요금이 20∼30% 싸기 때문이다.


실제로 K씨가 한달에 내는 TPS요금은 3만5천∼4만원선.


웬만한 초고속인터넷 월이용료에 1만원 남짓만 보태면 인터넷전화와 유선방송까지 서비스 받을 수 있는 셈이다.


K씨가 TPS중 가장 매력을 느낀 부분은 인터넷전화다.


인터넷으로 거는 시외ㆍ국제전화 요금이 매우 싸기 때문이다.


인터넷 시외전화 요금은 시내전화와 같은 1분당 39원.


일반 시외전화에 비해 최대 85%나 싸다.


이 정도면 시골에 있는 부모님께 일주일에 한번 안부전화를 해도 부담이 없다.


국제전화도 미국의 경우 1분당 1백50원으로 일반 국제전화요금의 절반 수준이다.


K씨가 미국에 있는 친구에게 자주 전화를 거는 것도 요금부담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인터넷으로는 전화를 걸 수만 있고 받을 수는 없다.


그러나 오는 9월이면 인터넷전화에 착신번호가 부여되므로 일반전화와 똑같이 쓸 수 있다.


게다가 직장 상사나 부하와 긴급한 일로 전화할 때면 집에 있는 인터넷전화로 화상통화까지 가능하다.


부가요금을 더 들이면 집 밖에서 집안의 상황을 카메라가 달린 인터넷 화상전화를 통해 둘러보는 원격영상 감시까지 가능하니 웬만한 일반전화보다 훨씬 편리하다.


예전 같으면 인터넷전화선과 전화기, 초고속인터넷을 쓰기 위한 케이블모뎀, 유선방송을 보기 위한 컨버터 등 필요한 장비가 많았다.


그러나 케이블모뎀 대신 VoCM(보이스 오버 케이블 모뎀)이 개발되면서 이를 통해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가 모두 가능해졌다.


유선방송에는 컨버터가 별도로 필요하지만 앞으로 디지털TV가 본격화되면 VoCM과 디지털TV 셋톱박스가 결합돼 하나의 장비로 3가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방송ㆍ통신 융합(컨버전스) 추세에 따라 통신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TPS 상품을 내놓고 있다.


2개의 서비스든 3개의 서비스든 결합상품 또는 융합서비스 시대가 열린 것이다.


데이콤이 지난 1일부터 부천과 포항에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하나로텔레콤이 8월중 TPS사업을 시작한다는 목표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과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후발사업자인 데이콤과 하나로텔레콤의 선제공격에 유선사업자의 맏형 격인 KT는 홈네트워크와 결합상품 서비스로 대응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TPS를 시작으로 방송과 통신상품을 결합한 번들 서비스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초고속인터넷과 전화,그리고 유선방송 또는 위성방송을 묶거나 더 나아가 유무선통합까지 컨버전스화가 급속히 진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