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여성대법관 후보자로 제청된 김영란(金英蘭.47.사시 20회) 대전고법 부장판사의 남편인 강지원(姜智遠.54.사시 12회) 변호사는 23일 "일단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직을 사퇴하고 공익적 사건에 전념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대법관 제청이 발표된 직후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기왕 기회가온 것이니 만큼 최선을 다해라'고 축하해줬다"며 "아내가 대법관 후보로 제청되다보니 남편인 나도 준비를 해야할 것들이 생겼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일단 국회의 대법관 임명동의가 마무리되는대로 법률사무소 청지의대표변호사직을 사퇴하고 청소년, 여성 등 공익적 사건을 중점적으로 맡겠다는 대략적인 `외조(外助)' 일정을 마련했다.

민.형사소송에서 재판관과 소송 당사자나 변호인이 가족간의 관계에 있을 때 재판부 기피, 회피, 제척 사유가 될 수 있는만큼 강 변호사는 차제에 `청소년지킴이'로서 역할에 충실하자고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변호사는 "굳이 구속받을 일은 아니지만 제청의 취지가 대법원의 구성을 다양화한다는 데 있는 만큼 취지에 맞는 판결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대법관 아내'에대한 기대감을 털어놓았다.

법조인으로서 김 후보자에 대해 강 변호사는 "법원이나 가정에서나 믿고 맡길수 있는 사람"이라며 "법원에서도 억울해 하고 고통받는 사람들 때문에 고민하고 마음 아파하면서 자상한 배려를 아끼지 않은 것으로 전해듣고 있다"고 평가했다.

집에서도 강 변호사 부부는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선 거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대신 청소년 `왕따' 현상 등 어려운 법률 현안에 대해선 토론을 자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 81년 강 변호사가 서울지검에 있을 때 김 판사가 옆방의검사시보(검사수습)로 오게 되면서 강 변호사의 적극적인 `대시'로 시작돼 1년만인82년 3월에 결혼에 이르렀다.

이들 부부는 신혼 때부터 지금까지 노모를 모시며 살고 있으며, 슬하엔 모두 대안학교 출신인 딸 2명을 두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