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삼성전자의 애니콜 신모델이 PCS사업자인 KTF와 LG텔레콤에 집중되면서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관계가 소원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스카이' 브랜드 휴대폰으로 알려진 SK텔레텍이 본격적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서면서 삼성-SK간 갈등이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주력 모델인 2백만화소폰과 3백만화소폰을 KTF에 먼저 공급한 데 이어 세계 최초로 1.5GB(기가바이트)의 메모리가 내장된 MP3폰도 KTF를 통해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1백만화소 카메라가 장착된 MP3폰(SPH-V4200)과 2백만화소폰(SPH-V4400),3백만화소폰(S2330) 등 주력 제품을 대부분 KTF를 통해 선보였다.

올 상반기에 삼성이 KTF에 공급한 모델은 8종인데 반해 SK텔레콤에 공급한 모델은 4종에 불과했다.

그동안 소원했던 LG텔레콤에도 조만간 메가픽셀폰을 포함,2∼3종의 전용폰을 공급키로 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LG텔레콤에 공급한 전용폰은 30만화소 카메라폰(SPH-X9750)이 유일하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삼성이 모바일뱅킹폰 메가픽셀폰 등을 공급해주기로 해 숨통이 트였다"고 말했다.

통신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SK텔레텍의 부상에 따른 삼성전자의 견제 △MP3폰을 둘러싼 삼성과 SK간 갈등 △삼성전자의 자체 유통망 확대에 대한 SK텔레콤의 불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KTF에 공급한 MP3폰에 대해서는 애니콜랜드(www.anycall.com)를 통해서도 음악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게 했다.

반면 SK텔레콤은 네이트(www.nate.com)를 통해서만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게 만들어달라고 요구해 관철시켰다.

삼성전자의 자체 유통망 확대에 대해서도 KTF는 상관없다는 입장인 반면 SK텔레콤은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K텔레콤과의 갈등설에 대해 "최근 SK가 저가폰 판매에 주력하면서 상대적으로 고가폰인 삼성전자 제품 구매물량을 줄이고 있다"며 "우리가 먼저 공급물량을 줄일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