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1일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지금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답방을 기대하거나 종용하기에는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제주 신라호텔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은 결국 북핵문제와 남북관계 진전에 얼마만큼 도움이 되느냐는 판단이 앞서야 하며 한국 정부가 북한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회담을 서두르는 것은 북핵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 한ㆍ일 정상은 "지난 북핵 3차 6자회담에서 구체적인 협상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실질적인 협상단계로 북핵회담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한ㆍ미ㆍ일간 긴밀한 공조로 평화적 해결 노력을 가속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한국은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남북 경협사업을 추진하고 일본은 '평양선언'에 의한 대로 북ㆍ일 수교와 대북 경협에 나서는 등 양국이 협력하기로 했다고 노 대통령은 설명했다.

두 정상은 또 한ㆍ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환경 조성에도 노력키로 합의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기존 합의를 존중하되 양국의 관련업계가 제기하고 있는 문제들을 합리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방안도 모색되어야 한다"며 FTA에 대한 한국내 일각의 우려감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22일 오전 산책을 함께하는 환담 시간을 갖는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오후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제주=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