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2기 박근혜 대표체제'가 19일 출범했다.

박 대표는 지난 3월 임시전당대회에서 불과 3개월 임기의 대표로 뽑혔을 때만 해도 '4·15총선'을 앞두고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을 건져내기 위한 '구원투수'의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이날 전당대회에서 박 대표는 압도적인 지지속에 향후 2년간 당을 이끌 새 대표로 선출되면서 명실상부한 '정식 선장'이 됐다.

◆'호기'이자 '시험대'=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박 대표에겐 이번 대표선출은 기회인 동시에 시험대다.

박 대표는 일단 시기적 측면에선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2007년 대선을 불과 1년여 앞둔 2006년 7월까지 당을 지휘하게 된다는 점에서 대선주자로 우뚝 설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동시에 박 대표는 본격적으로 정치력을 검증 받는 시험대에 올라섰다.

그는 지난 '4·15 총선'과 '6·5 재보선'에서 '박풍(朴風)'의 위력을 발휘했지만,정치력의 실체를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부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을 업은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그는 단기적으로 이같은 '굴레'에서 벗어나는데 주안점을 둘 예정이다.

이날 연설에서 "나는 약하지 않다"며 "지난 50년간 남들이 겪어보지 못한 일들을 수많이 겪었는데,국민을 위해서는 누구보다 강하게 단련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이같은 의지를 드러냈다.

주요 현안에 대해 신중론에서 벗어나 분명한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이슈를 주도해 나간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장기적으론 차기 집권 프로그램 마련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만만찮은 과제=박 대표 앞에 놓인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우선 비주류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재오 홍준표 의원 등 이른바 '강경 3선급' 및 영남권 보수 성향의 의원들이 비주류 노선을 천명,박 대표의 반대편에 섰다.

이에 적극적으로 맞설 주류층은 그리 두텁지 않다.

소장파가 적극적으로 박 대표를 지지하고 있지만,주류 중 나머지 그룹들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입장을 달리 할 수 있다.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박 대표 리더십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한나라당의 재검토 주장에도 불구,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며 한나라당의 명확한 찬·반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당내에서조차 박 대표의 '재검토' 주장은 너무 미약한 대응이라며 '국민투표를 통한 반대' 목소리가 세를 얻어가고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