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카메라 시장에 '한국화'바람이 거세다.

한국의 인터넷 환경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우수하고 디카가 휴대폰처럼 생활필수품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주요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맞춰 제품을 내놓고 있다.

한국에서 성공하는 제품이면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요즘 디카 시장에는 슬림한 몸체에 '셀카(셀프카메라)'기능이 강화된 '한국형'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디카족'들은 정보교환을 통해 디카 제품의 장단점을 금세 알아낸다"며 "요구사항도 까다롭고 기계적 결함이나 애프터서비스,액세서리 등의 문제를 서로 공유하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 '디카족'들의 가장 큰 특징은 부가기능이 다양한 제품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이에 디카 업체들은 3차원(3D) 아바타 기능,각종 특수촬영모드,대형 LCD창 등 부가기능을 앞다퉈 강화하고 있다.

디자인은 슬림형이 인기를 끈다.

디자인이 투박한 디카는 한국에서는 외면당하기 쉽다.

이런 시장상황을 반영,올림푸스한국은 올 상반기에 8백만화소대 'C-8080WZ'모델과 주력제품인 'AZ-1'을 전세계에서 처음 한국에서 출시했다.

지난해엔 한국 고객만을 위한 디카 '뮤-300디지털'을 출시하기도 했다.

캐논의 'IXUS 500'이나 코닥의 '이지쉐어 LS743' 등 각사의 주력제품들은 한결같이 외형이 슬림하고 콤팩트하다.

묵직한 디자인을 고수하던 니콘도 2002년 이후엔 여성고객들을 겨냥한 사각형의 '쿨픽스 SQ'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후지필름은 올초에 여성고객을 목표로 담뱃갑 크기의 'F420'모델을 내놔 여성들이 패션 액세서리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디카에 '셀카 기능'을 채택하는 것도 한국시장의 특징이다.

삼성테크윈이 최근 출시한 '케녹스 알파5'의 경우 2인치 회전 LCD가 탑재돼 자신의 모습을 찍기에 적합하다.

회전렌즈가 달린 소니코리아의 'DSC-F88'는 '셀카 기능'을 강화한 모델로 블로그 확산에 힘입어 인기를 끌고 있다.

디카 매뉴얼도 '한국화'되고 있다.

한국HP의 '포토스마트 R707'의 경우 매뉴얼은 물론 카메라에 탑재된 이미지 어드바이저도 한글로 번역돼 있다.

사진을 찍을 때 카메라가 미리 이미지를 검사해 더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는지 한글로 조언해준다.

한국HP 관계자는 "이미지 어드바이저는 한국을 포함한 소수의 국가에서만 해당국 언어로 번역돼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