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 살인범' 유영철(34)씨의 연쇄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유씨가 인천 월미도 노점상 살인을 추가시인한 것과 관련, 19일 현장검증에 나서 혐의를 입증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전날 조사에서 유씨가 "모두 26명을 죽였다"고 자백함에 따라 진술의 진위여부와 서울 서남부지역 살인사건과의 연관성 등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유씨는 경찰에서 지난 4월14일 오후 10시께 경찰을 사칭해 황학동 도깨비 시장에서 가짜 비아그라 등을 팔던 노점상을 협박, 미리 준비한 수갑을 채운 뒤 자신의 오피스텔 인근에서 살해하고 인천 월미도로 시신을 옮겨 손목을 절단한 채 불에 태웠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날 유씨가 노점상과 만난 서울 중구 도깨비 시장과 범행장소인 마포구 신수동 유씨의 오피스텔 인근 주차장에 대한 현장검증 뒤 유씨가 인천중구 북송동 월미도 부근의 한 주차장에서 시신을 훼손, 유기하는 장면을 재연키로 했다.

유씨는 이날 오전 현장검증에 나서면서 취재진이 노점상을 숨지게 한 이유를 묻자 "그냥 경찰이라고 말하고 죽였다"고 답했으며, 서울 서남부 지역 살인사건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경찰은 현장검증을 통해 혐의사실을 확정한 뒤 전날 유씨로부터 진술을 받아낸 `6명 추가 살해' 여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고위관계자는 "애초 유씨는 인천에서 1건, 부산에서 2건의 범행을 더 저질렀다고 자백했고 모두 26명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유씨의 추가범행 피해자 중에는 보도방 여성이 아닌 일반 부녀자도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범행 사실을 추궁하는 한편 공범 개입여부 등도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유씨는 보도방 업주가 실종신고 등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신이 오피스텔로 유인한 여성에게 직접 휴대전화로 통화를 시켜 업주를 안심시켰던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피살 여성을 고용했던 업주 노모씨는 경찰에서 "출장을 나가 돌아오지 않던 아가씨가 지난 14일 낮에 직접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집안에 사정이 있어서 당장 못가겠다'고 말해 안심을 했었다"고 진술했다.

노씨는 "다른 보도방을 운영하는 후배들도 똑같은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는 얘기를 듣고 수상하다고 생각해 경찰에 신고했다"면서 "유씨는 길게는 일주일 가량 보도방 여성들을 데리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희.양정우 기자 prayerahn@yna.co.kr ejlov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