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증시에 동시상장을 추진중인 LG필립스LCD의 공모가격이 16일 3만4천5백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당초 이 회사가 희망했던 3만4천5백∼4만1천6백원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신주와 구주를 합쳐 4천3백90만주(초과배정옵션 제외시)를 공모하려던 계획을 변경,구주 매각을 철회하고 신주만 3천3백60만주 발행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가 공모를 통해 조달할수 있는 자금규모는 1조5천억∼1조8천억원대에서 1조1천5백92억원으로 줄어들게 됐다.

이는 증시 침체 여파가 반영된 결과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투자 메리트가 커졌다.

청약일은 19,20일 이틀간이다.

LG필립스LCD는 LG전자와 네덜란드 다국적기업인 필립스전자가 각각 50%(공모전기준)의 지분을 보유한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제조업체다.

◆공모가 낮아져 투자메리트 크다

증시 침체로 단기적 모멘텀은 부족하지만 우수한 수익성과 기술력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론 투자 메리트가 크다는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김영준 교보증권 연구원은 "공모가격이 보수적으로 결정돼 투자 메리트가 커졌다"며 "상장후 주가는 4만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증권도 공모가격을 기준으로 한 LG필립스LCD의 올 예상 PER(주가수익비율)가 5.5배에 불과해 상승여력이 높다고 분석했다.

BNP파리바증권은 4만4천∼4만9천원,동부증권은 3만5천7백∼3만9천원을 적정주가로 제시했다.

◆일반청약,국내공모 물량의 20%

전체 공모주식 가운데 국내 공모주식은 8백64만주다.

당초 계획했던 9백60만주보다 10% 줄었다.

나머지 2천4백96만주는 ADR(미국 주식예탁증서) 형태로 발행된다.

1ADR의 가격은 15달러며,2ADR가 1주에 해당된다.

국내 공모주식 중 일반에게 배정된 물량은 20%인 1백72만8천주다.

하지만 우리사주조합에서 실권이 발생할 경우 일반청약자 몫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청약한도는 최대 1만주며,일반청약자는 청약금액의 50%를 증거금으로 내야한다.

첫 거래는 오는 23일로 예정돼 있다.

상장후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으로 11조1천6백42억원으로,시가총액 5위권이다.

모회사인 LG전자(7조원대,8위)보다 크다.

◆주가하락시 풋백옵션 권리없어

다른 공모주 청약 때와 달리 풋백옵션이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풋백옵션은 일반청약자가 배정받은 공모주를 증권사에 공모가의 90%선에서 매도할 수 있는 권리다.

하지만 LG필립스LCD는 국내외 동시 상장이어서 이같은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국내 유통주식이 급변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일단 공모 직후 국내에서 곧바로 유통가능한 물량은 우리사주조합 배정물량 등을 제외한 약 5백24만5천주다.

하지만 해외 ADR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유통주식이 5.8배인 약3천20만5천주까지 급증할 수 있다.

거꾸로 국내 주식이 ADR로 전환되면 유통물량이 감소한다.

배당의 경우 지난 99년과 2000년에는 배당성향(배당총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이 각각 35.95%와 76.60%에 달했지만,이후에는 실시되지 않았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