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 일부 비주류 중진 의원들이 12일 당지도부를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김덕룡 원내대표가 국회 예산결산특위의 상임위화와 관련한 여야 협상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소집한 중진회의 자리에서다.

먼저 최고위원 경선 출마를 포기한 홍준표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홍 의원은 "당이 다른 부분은 쟁점화도 못하고 예결위의 상임위화에 명운을 건 지 두달 가까이 되고 있다"고 상기시킨 뒤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크로스보팅(자유투표)을 해보고,통과가 안될 경우 지도부는 깨끗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김용갑 의원은 "당의 의사결정은 이때까지 당 지휘부 소수가 결정했는데 오늘은 협상이 안되니까 3선급 이상 중진의 의견을 듣겠다고 한다"며 "오늘만 그럴 것인지 이야기해 달라"고 따졌다.

그는 "예결위의 상임위화가 틀렸다는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성사되기 어려운 것이 아니냐"며 "그런데도 대표는 순진하게 상생한다느니 하면서 국회를 공전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원내대표도 "마치 책임지기 싫어 떠넘기려고 이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생각하면 오해"라며 "토론할 때는 상호 조심하고 언어선택도 신중해야지,어떻게 감히 2중대니 면피니 이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같은 격론이 이어지자 당 일각에선 주류·비주류간 세대결 양상이 본격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