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우리은행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은 담보가 없어도 기술력을 인정받으면 신용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게 된다.

우리은행(행장 황영기)은 기술력이 뛰어난 데도 담보가 없어 은행대출을 못받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 기술력 평가 외부 자문단'을 구성, 신용대출을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외부자문단에는 제조, 전자부품, 부동산임대, 음식업 등 16개 업종 전문가들이 분야별로 2~3명씩 참가하며 우리은행의 우수 중소기업 모임인 '우리비즈니스클럽' 회원사 CEO와 전문지식을 갖춘 교수 및 연구원도 참여한다.

외부자문단은 은행 직원들이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문성을 요하는 산업, 기술혁신 산업으로 성장성이 기대되는 업종에 대한 기술평가 정보제공, 특정기술 사업에 대한 평가보고서 제출 등을 하게 된다.

우리은행은 자문단이 구성되는 이달말부터 사업성 있는 우량중소기업으로 판정되는 곳에는 담보가 없어도 적극적으로 대출해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원 대상 중소기업 1천2백개를 이미 선정해 뒀으며 올해 말까지 1만여개 우량기업을 추가로 발굴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이 기업 신용도를 평가하는 모델을 갖추고 있지만 해당 업종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해 담보위주로 대출을 하고 있는게 현실"이라며 "외부자문단이 구성되면 이같은 여신관행에서 탈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 외에 다른 은행들도 정부의 중소기업 종합대책 발표 이후 대출만기 장기화, 중소기업 전용 사모펀드(PEF) 조성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1년이 대부분인 중소기업의 대출 만기를 3~5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 사모펀드를 1천억~3천억원 정도 조성, 기업당 1백억~3백억원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기업은행은 다음달부터 중소기업이 구매기업(대기업)의 주문을 받는 즉시 납품대금을 지원하는 네트워크 론(Network Loan)을 취급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1백60여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자체 또는 공동 워크아웃 프로그램을 적용, 본격적인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밖에 외환 제일 등 아직 자체 워크아웃 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은행들도 워크아웃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중소기업 워크아웃이 전 은행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