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전송방식이 최종 확정되자 전자업계는 'TV 르네상스 시대'를 맞게 됐다며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올해 말이면 국민의 80% 이상이 디지털TV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내수경기를 회복시킬 새로운 '동력'이 탄생됐다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더욱이 전송방식의 확정으로 한국 메이커들이 세계 디지털TV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반가워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TV 르네상스 시대'를 앞당겨 디지털TV를 중심으로 전자산업의 전후방 효과를 키우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 급성장할 디지털TV 시장

업계는 전송방식이 확정되면서 방송사들이 서둘러 디지털TV 방송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자 그동안 디지털TV 구입을 망설여오던 소비자들이 본격적인 구매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당장 하반기에 국내 디지털TV 시장이 상반기에 비해 30%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브라운관 TV를 제외하고 PDPㆍLCDㆍ프로젝션 TV만을 합친 디지털TV 판매 규모가 올해 80만대 수준에서 내년에는 1백20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디지털 방송 시간이 늘어나면서 판매대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시장도 급성장 추세이기는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들이 예상하는 디지털TV의 세계시장 규모는 어림잡아 2005년 2백20억달러, 2006년 3백30억달러, 2007년 5백억달러 등이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지난해 전체 TV 가운데 디지털TV 비중이 7.1%에 불과했지만 올해 12% 이상으로 증가하고 2008년에는 6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기다리던 때가 왔다"

업계는 전송방식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그동안 준비해온 '실력'을 본격적으로 펼쳐보일 수 있게 됐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대다수 업체들이 10년 가까이 미국방식에 맞춰 준비해온 만큼 이번 결정을 반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은 핵심기술과 검증된 기술력을 갖고 있어 전송 방식 확정을 계기로 내수시장은 물론 세계 최대 디지털TV 시장인 북미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디지털TV가 반도체와 휴대폰에 이어 3대 수출품목으로 부상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업계는 아날로그TV에서 디지털TV로 바뀌면서 새롭게 탄생할 시장 규모가 과거 흑백TV에서 컬러TV로 전환하는 과정보다 훨씬 클 것으로 전망하고 신제품 출시와 함께 마케팅을 대폭 강화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셋톱박스가 내장된 일체형 TV 제품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아테네올림픽과 연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국내 디지털TV 수요를 꾸준히 늘려 나갈 방침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HD급 50인치 LCD 프로젝션 TV를 시작으로 LCD TV 3가지 모델, HD 튜너내장 PDP TV, HD 일체형 와이드 프로젝션 TV 등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 전후방 효과도 클 듯

디지털TV 시장 급성장과 세트업체들의 발빠른 대응은 관련 전자부품 및 주변기기를 만드는 기업들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디지털 방송 수신기인 셋톱박스를 만드는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셋톱박스 분야는 국내에서는 스카이위성방송과 최근들어 디지털방송으로 바뀌고 있는 케이블TV 업체에 셋톱박스를 공급하면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초기단계 수준이다.

이번 결정으로 셋톱박스 업체들은 국내 시장참여를 위한 준비에 나서기 시작했다.

디지털TV를 판매하는 전자전문매장 백화점 등 유통업계에도 TV 르네상스 시대의 혜택이 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계주ㆍ장경영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