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 우승팀 그리스와준우승팀 포르투갈, 4강 진출팀 체코의 주축 선수들이 '빅 리그'에 대거 입성할 것으로 보여 유럽 클럽축구 판도에도 적잖은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빅5(스페인, 이탈리아, 잉글랜드, 독일, 프랑스)'가 동반 몰락한 반면 그리스,체코가 약진함에 따라 그동안 변방 클럽에 머물러있던 실력파들이 리그의 규모, 지명도, 대우에서 격이 다른 '큰 물'로 잇따라 옮겨가고 있다.

'앙리 들로네(우승컵)'를 거머쥐고 최우수선수(MVP)의 영예까지 안은 그리스 주장 테오도로스 자고라키스(32.AEK 아테네)는 이탈리아 세리에A 볼로냐로 진출했다.

볼로냐의 알렉시스 쿠이아스 회장은 7일(한국시간) "자고라키스와 연봉 170만달러(19억7천만원)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가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A매치 94회 출전 기록을 가진 베테랑 자고라키스는 프랑스와의 8강전에서 자로잰듯한 날카로운 크로스로 결승골을 배달했고 중원의 핵으로 공수를 조율해 그리스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그리스 미드필더 코스타스 카추라니스(25.AEK 아테네)도 세리에A 삼프도리아로의 이적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프도리아 구단 관계자는 "유로2004 이전부터 그리스 선수들 몇몇을 점찍어 뒀다.
돈 문제가 합리적인 선에서 조정되면 카추라니스가 제노바(삼프도리아 연고지)로 곧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회 득점왕에 오른 체코의 킬러 밀란 바로시(23.리버풀)와 미드필더 토마스 로시츠키(24.도르트문트)는 세계 최고 스타들의 집합체인 스페인 초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 회장 후보 로렌조 산스는 "회장 선거에서 이기면 바로시, 로시츠키와의 계약을 성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또 포르투갈 미드필더로 네덜란드와의 준결승에서 그림같은 중거리 슛을 꽂아넣은 마니셰(27.FC 포르투)도 영입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코와 포르투갈의 '유로 3인방'이 레알 마드리드에 입성할 경우 데이비드 베컴,루이스 피구, 라울 등 기존 스타들의 입지가 크게 위협받을 것으로 보인다.

'포르투갈의 지단'으로 불린 미드필더 데코(27.FC 포르투)는 유로2004에서의 활약을 등에 업고 스페인 명문 FC 바르셀로나에 이적료 2천600만달러(300억원)를 받고4년 간 계약을 체결해 '대박'을 터뜨렸다.

포르투갈 '플래티넘세대'에 속한 다른 선수들도 앞서 잉글랜드 첼시로 옮긴 조세 무리뉴 전 포르투 감독의 천거를 받아 빅 리그 입성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반면 프랑스대표팀 중앙수비수로 '레블뢰' 전성시대를 열었던 마르셀 드사이(35)는 6년 간 몸담았던 첼시를 떠나 조국 프랑스로 돌아가기로 하고 런던 생활을 정리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