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6일 재정경제위 등 11개 상임위에 걸쳐 17대 국회 들어 첫 전체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8일까지 각 상임위는 소관부처별 업무보고를 듣고 현안질의를 벌일 계획이다.

첫날 회의에선 특히 문화관광위에서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의 인사청탁 의혹,언론개혁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여야 의원들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인사청탁 공방=한나라당 의원들은 정 장관을 향해 인사청탁에 간여하지 않았는지를 집중 추궁했으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정 장관을 적극 옹호하며 맞섰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은 "신중한 성격의 오지철 전 차관이 서프라이즈 서영석 전 대표의 부탁만 듣고 교수임용 청탁에 나섰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특히 오 전 차관이 며칠 후면 직속상관이 될 장관내정자에게 청탁여부를 확인하지도 않은 것은 석연치 않다"고 전날 청와대 조사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같은 당 정병국 의원도 "정 장관에 대한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 문광위의 원활한 운영을 기대할 수 없다"며 "8일 회의때 청탁에 개입한 서영석 전 대표와 부인인 김효씨,심광현 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과 청탁사실을 폭로한 정진수 성균관대 교수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진상을 가리자"고 가세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우상호 김재윤 의원 등은 "상임위를 정치공세의 장으로 변질시키려는 의도"라며 반박하는 등 논란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인 이미경 위원장과 심재철 의원 사이에 말싸움이 벌어지는 등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정 장관은 "인사청탁은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며 오지철 전 차관도 만났거나 통화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언론개혁 논란=열린우리당 김재홍 의원은 "독과점 상태인 신문시장은 정부 정책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며 "신문고시 위반사례를 신고할 경우 포상하는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노웅래 의원은 "신문·방송사의 편집권과 편성권을 사주로부터 독립시키는 것을 법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순수 문화예술 진흥에 적극 나섰던 이창동 전 장관을 몰아내고 정 장관을 임명한 것은 언론개혁을 빌미로 문화예술을 희생시킨 꼴"이라고 비판했다.

정 장관은 "언론개혁은 국회의 입법지원이 수반돼야 하므로 국회 내에 언론발전위 등을 구성해 여야가 논의를 시작해 주기 바란다"며 "언론개혁을 정파적으로 이용해선 안된다"고 답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