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정수도 후보지 평가결과 공주(장기)ㆍ연기지구가 최고 점수를 받으면서 최종 입지로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후보지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후보지 4곳 모두 균형발전성, 개발가능성, 보전필요성 등 기본조건을 두루 갖추기는 했지만 평가항목별 가중치나 수도권과의 거리 등을 고려할 때 '공주ㆍ연기지구'가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내놓았던게 사실이다.

◆ 이변은 없었다

평가결과 1위(88.96점)를 차지한 공주ㆍ연기지구는 5개 기본평가항목 가운데 개발비용 및 경제성을 제외하고 균형발전성, 접근성, 환경성, 자연조건 등 4개 항목을 휩쓸었다.

특히 가중치가 상대적으로 컸던 접근성과 환경성에서 2위인 공주ㆍ논산지구를 각각 3점이상 점수차를 벌리면서 도시개발비용 및 경제성에서의 열세(0.53점)를 거뜬히 만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공주ㆍ연기지구는 경부고속철도 오송역과 청주공항이 인접해 있고, 당진∼상주간 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경부선 등과 가까워 이번 평가대상중 가장 뛰어난 교통여건을 갖추고 있다.

또 대전, 충남ㆍ북의 중간에 위치해 균형발전과 국민통합 효과를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더욱이 오송이나 청주 등 충북지역과도 가까워 최종 입지 선정과정에서 지역갈등 문제가 일어날 소지가 별로 없다는 것도 평가과정에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 2∼4위 후보지 탈락 요인은

반면 공주ㆍ논산지구의 경우 가중치가 35.95점으로 가장 컸던 균형발전효과 면에서는 공주ㆍ연기지구와 거의 비슷한 점수(점수차 1.23)를 받았고 경제성에서는 1위를 차지하는 등 막판까지 선전했지만 접근성이나 환경성 등에서 공주ㆍ연기지구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 총 59개 항목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교ㆍ평가결과 당시 장기ㆍ천원지구를 제치고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이번에는 장기지구를 포함한 공주ㆍ연기지구에 밀려 대조를 이뤘다.

또 3위를 차지한 천안지구는 평가결과 수도권과 너무 가깝고, 인구분산 및 경제산업파급 효과 등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진천ㆍ음성지구의 경우 인구분산 및 경제산업파급 효과와 함께 환경성, 자연조건 등 대부분 평가항목에서 다른 지역에 밀리면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 최종 입지 뒤집힐 가능성 희박

이미 객관적인 점수차가 확인된 마당에 정치적 변수 등으로 후순위 지역이 최종 입지로 결정될 경우 정부 스스로 객관성ㆍ공정성을 깨뜨리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최종 입지가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하다.

국토분야의 한 전문가는 "이번 평가결과 2∼4위 후보지중 하나가 최종 입지로 결정될 경우 특혜시비, 음모론 등 돌이킬 수 없는 혼란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천도시비 등 가뜩이나 논란이 확산돼 있는 마당에 정부가 이같은 무모한 모험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